"내 생애의 보너스? 너무 기뻐요"
후배들이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에서 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영예로운 일이 또 있을까.
6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실내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2015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초대 대회에 특별 초청을 받은 박신자(74)씨의 표정은 시종일관 밝아보였다.
이번 대회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1967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5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 대회 준우승의 주역이자 결승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회 MVP를 차지한 박신자씨를 기억하기 위해 마련된 대회다.
한국 농구를 빛냈던 수많은 스타들조차 박신자씨 앞에서 '전설'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갖다쓰기 어려울만큼 화려한 업적을 이룬 '레전드'다.
박신자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대회가 열린 소감을 묻는 질문에 "너무 기쁘다. 어떤 운동 선수라도 같은 기분일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내 이름을 딴 대회를 한다는 것은 내 생애의 보너스"라고 답했다.
박신자씨는 관중석 중앙에 앉아 후배들이 뛰는 모습을 즐겁게 지켜봤다. 서머리그는 여자프로농구 6개 구단의 유망주들이 '제2의 박신자'를 꿈꾸며 기량을 뽐내는 대회다.
박신자씨는 대선배답게 관전평도 남달랐다. 후배들이 뛰는 모습을 지켜본 소감을 묻자 "국제대회에 나가 순위에 들만큼 세련된 기술이나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격려와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많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체력과 기술을 계속 연마한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60년대 여자농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박신자씨는 후배들에게 끝없는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신자씨는 "무한한 노력이 필요하다. 난 우리 팀의 누구보다도 연습을 많이 했다. 왼손으로 훅슛을 쏘는 선수가 있으면 그걸 보고 따라했고 빠른 선수가 있으면 늘 그 선수와 경쟁해 스피드가 뒤처지지 않게끔 노력했다. 누군가 슛 300개를 쏘면 301개를 쐈고 500개를 쏘면 나는 600개를 쐈다. 소질보다 중요한 것은 노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