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규완 선임기자
‘용서는 없다’라는 말에 그리스의 치프라스 총리와 일본 아베 총리, 그리고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한화케미칼이라는 회사를 녹여 설명해보겠습니다.
먼저, 방금 들어온 소식과 관련해 시작하죠.
국제채권단의 채무협상안 수용 여부를 묻는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왔습니다.
아직 개표가 모두 끝나지는 않았지만 반대가 대략 61%, 찬성이 39% 정도 나오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결과에 분노하는 특별한 인물이 있죠. 바로 독일의 메르켈 총리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국민투표 반대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반대가 찬성보다 큰 차이로 나타났습니다.
메르켈 총리로서는 그리스에 대한 지원 여부보다는 급진좌파연합 정부를 이끄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 치프라스 총리가 가장 큰 채권국인 독일과 자신의 유로존 정책에 반대하며 포퓰리즘으로 그리스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어떻게든 치프라스 총리를 찍어내고 싶어했는데요. 국민투표 결과는 반대 즉 치프라스 총리의 사임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용서는 없다’라는 의지를 자주 천명해온 메르켈 총리의 다음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 일본정부가 일제의 강제노역 동원을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당장 먹을 떡이 급했던 것입니다. 일본정부는 이른바 군함도라고 불리는 하시마 탄광 등 23개 근대산업 시설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결정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베정부는 이를 위해 강제노동이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라는 한국측의 요구를 마지못해 받아들였습니다.
문화유산을 놓고 투표까지 가는 상황이 부담스러웠고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정부는 외교노력의 성과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는데요. 꼭 그럴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강제노역 사실을 결정문에 주석 형식으로 달도록 우회적인 방식을 택했고 정보센터 설치 등 후속조치들이 약속대로 이행될지도 믿을 수 없습니다.
특히, 아베 총리의 말은 일본 역대 어느 총리의 입보다 믿을 수가 없습니다. 겉으로는 한일정상회담을 원한다. 성숙한 한일관계를 원한다고 말을 하지만 뒤돌아서서는 딴소리를 수시로 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한국정부가 스스로 알아서 온다는 말을 하지않나, 우익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정책을 반대하는 언론을 겨냥해 으깨버려야 한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는 인물입니다.
일본정부의 일시적인 역사적 사실 인정조치는 그렇다치러다도 한국국민들에게 아베 총리에 대한 용서는 없습니다
▶ 국내로 돌아와서요, 국회법이 오늘 재의결에 부쳐지지 않습니까?
원내 과반의석을 갖고 있는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하기로 당론을 정한 상태여서 국회법 개정안은 자동 폐기수순을 밟게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에서는 이후 뻔한 상황이 펼쳐지겠죠. 야당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표결에 응하지 않은 새누리당을 성토할 것이고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이미 상황 끝인데 야당은 민생법안 처리에나 응하라고 맞대응할 것입니다.
▶ 더 큰 관심은 오늘 이후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문제 아니겠습니까?
친박계에서는 사실상 7일까지가 사퇴시한이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국회법 개정안 개정안이 폐기된데 따른 정치적 책임을 지는 모양새로 물러나라는 것이죠.
그러나, 유승민 원내대표의 입장은 확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과 청와대의 십자포화에도 끄덕없었던 유승민 원내대표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쫒겨나듯이 나갈 수는 없다는 것이죠.
친박 쪽에서는 유승민 쫓아내기를 위한 세 규합을 꾸준히 벌이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퇴촉구 성명서를 준비하고 있고 의총 소집요구서에 서명도 받고 있습니다.
비박 쪽에서는 당초 퇴진 절대반대라며 유승민지키기 대열에 일치단결하는 모양새였지만, 지난주 중반부터 기류가 조금 바뀌고 있습니다.
대통령을 결국에는 이길 수 없는 것 아니냐? 명분을 만들어 물러나게 해야한다라는 의견이 나오면서 지금은 비박 전체가 일치단결 유승민 원내대표 지키기 분위기는 아닙니다.
비박계 안에서도 시간이 갈수록 유승민이 버틸 명분이 없다. 버티기 힘들다라는 의견이 많아서 현재는 유승민 대표 사퇴문제는 초읽기, 즉 시간싸움이 되는 형국입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요?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배신의 정치라며 유승민 원내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린 이후 더 이상 일체 정치현안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유의 침묵의 정치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유승민 대표가 지난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의원들이 거친 공세가 펼쳐지자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라고 말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이 발언을 박 대통령도 보고를 받았거나 기사를 보셨겠죠.
그렇다고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마음이 누그러졌을까요? 용서를 한 것일까요?
한 측근인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유승민 대표의 지난주 한마디가 박 대통령을 또 한번 자극했다고 전했습니다.
유승민 대표는 퇴진 의사를 묻는 질문에 “전혀 압박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는데요.
이 말은 박 대통령을 또 한번 무시하고 희화화하는 발언이라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에게 유승민 원내대표는 여전히 ‘용서는 없습니다’
▶ 한화케미칼과 ‘용서는 없다’는 무슨 관계인가요?
지난 3일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6명이 안타까운 생명을 잃었죠. 이에 대해 5일부터 경찰수사가 시작됐는데요.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여론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매번 이런 식이라는 반응입니다.
뒷북수사하면 뭐하냐? 그러면 다음에는 이런 사고가 또 안 일어나겠느냐? 결국에는 벌금 얼마 먹이고 끝나는 것 아니냐?라는 소리들입니다.
울산에서는 2007년 이후 5년 동안 폭발.화재사고가 197건이나 발생했고 그때마다 안타까운 노동자들의 사망소식이 뒤따랐습니다.
그러나, 책임은 항상 하청 협력업체나 그 직원이 졌습니다.
대기업이 위험한 업무는 하청업체에 맡기면서 안전관리는 소홀히 하게되고 사고가 나면 책임 역시 하청업체에 하청을 맡기는 격이죠.
대기업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방안이 뒤따르지 않는 한 이같은 사고는 또 발생할 것이고 뒤처리 역시 매번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입니다.
사고가 나자 한화측은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이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사후수습과 보상에 만전을 기하라는 김승연 그룹회장의 지시가 있기는 했지만 사과현장에 김승연 회장은 없었습니다.
하청업체에게는 용서가 없습니다. 그러나 대기업에게는 용서가 있습니다.
▶ 끝으로,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고영민 선수를 주목하셨네요?
어제 프로야구 경기가 끝날 즈음에 포탈사이트에 두산베어스 2루수 고영민 선수의 이름이 잠시 떠올랐는데요.
이는 고영민 선수의 거친 수비 장면때문입니다. 어제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잠실구장에서 열렸는데요. 경기결과를 떠나 고영민 선수가 수비를 하면서 거친 플레이로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을 샀습니다.
두산과 넥센의 경기 관련기사에는 예외없이 고영민 선수의 거친 플레이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달렸고 일부 두산팬들 조차 미안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고영민 선수는 2루 수비를 하면서 슬라이딩 들어오는 넥센 스나이더 선수에게 충분히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데도 매우 위험한 자세로 블로킹을 했습니다. 네티즌들은 살인블로킹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유승
그런가하면 유재신 선수의 2루 도루 때에는 발로 얼굴을 아랑곳없이 뭉개는 듯한 수비도 나왔습니다. 자칫하면 선수생명까지 위협하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야구선수가 수비를 하다보면 거친 플레이가 불가피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동업자 정신입니다.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상대선수가 부상을 입지 않도록 배려하면서 플레이해야겠죠. 그게 동업자 정신이라는 것입니다.
고영민 선수는 올시즌초에도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사상 최초로 2백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운 넥센 서건창 선수의 발을 걸어 서건창 선수가 인대가 파열돼 두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한 사건의 당사자입니다.
고영민 선수가 고의로 그렇게했는지 수비가 서툴러서 그랬는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승부의 세계에서 최선을 다해야하지만 상대를 배려해가며 한다면 승패를 떠나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울 것입니다.
우리정치도 그렇습니다. 상대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승리지상주의만으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거친 공격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배신의 정치, 이 말의 또다른 반대적 표현이 상생의 정치겠지요.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는 원초적 동업자 관계 아니겠습니까?
동업자 정신의 중요성을 떠올리면서 상생의 정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