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노동 반영을 둘러싼 한일간 이견으로 등재심사 일정이 당초 4일에서 하루 지연됐지만 한일이 막판 장애물을 제거하면서 정작 이날 등재심사에서는 다른 세계유산보다 더 순조롭게 진행됐다.
의장인 마리아 뵈머 독일 외무차관은 이날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일이 합의를 도출한 것은 우리 전체 위원국들을 크게 감동시켰다"면서 "양국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일이 최악의 상황인 '표대결'을 피하고 위원국들의 합의 종용을 끝내 받아들여 타협의 정신을 발휘한 데 대한 안도와 감사의 언급을 한 것이다.
뵈머 의장은 이어 한일의 합의를 바탕으로 의장국인 독일이 각주를 담은 수정안과 일본이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한 23개 시설 가운데 7개 시설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다고 인정한 일본 정부 대표의 발언록을 사전에 회람시켰다.
일본 대표가 발언을 통해 조선인 강제노역을 인정하고, "세계유산위는 일본의 발표를 주목한다"는 등재 결정문 각주를 통해 강제노역을 우회적으로 반영하는 해법을 담은 수정안을 돌린 것이다.
뵈머 의장은 곧이어 대개 등재 결정문 채택 과정에서 이뤄지는 토의도 생략한 채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안을 통과시키고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한일을 포함한 전체 21개 위원국 역시 박수로 환영했다.
뵈머 의장은 등재 결정문 통과에 대해 "외교의 탁월한 승리"라면서 "한일이 우정의 기초를 놓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