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입니다. 신고 받고 왔어요. 김지영(가명)씨 안에 계시나요?"
문고리에 걸린 쓰레기 봉투와 우산을 치우자 달칵, 문이 열렸다. 문 앞에는 상기된 얼굴의 청각장애인 김(28,여)씨가 서 있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내일 출근이 걱정이었는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신 고개를 숙인 김씨는 몸짓과 손편지로 감사 인사를 건넸다.
지방에서 혼자 서울로 올라와 반지하 빌라에서 서울 생활을 하던 김씨. 지난 2일 밤 외출했다 들어오면서 쓰레기 봉투와 우산을 현관문에 걸어두고 집 안으로 들어갔던 게 화근이었다.
봉투와 우산이 문고리에 걸리면서 문이 열리지 않았던 것. 아무리 문을 세게 잡아당겨도 열리지 않자 당황한 김씨는 휴대전화로 112 버튼을 눌렀다.
"도와주세요. 문이 열리지 않아요. 저는 귀가 들리지 않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 기지국으로 위치를 특정한 뒤 김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상황실 지령을 받고 출동한 민 순경의 도움으로 상황은 금세 마무리됐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내일 출근할 수 있어요.'
'아닙니다. 문자로도 112 신고가 가능하니까 앞으로 무슨 일이 생기면 이젠 문자로 신고하셔도 됩니다.'
필담과 문자 메시지로 112 신고 방법을 안내해 준 민 순경은 "작은 일이지만 나의 도움이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때부터 경찰이 꿈이었다는 1년차 새내기인 민 순경은 "앞으로도 작은 일이라도 나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