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동안 KBO 리그는 타고투저가 지배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삼성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두 번째로 팀 타율 3할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전에 팀 타율 3할을 넘긴 팀도 1987년 삼성이었죠. 물론 지난해와 올해 두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과 유네스키 마야가 한 차례씩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기가 타격전 양상으로 진행됐습니다.
25년 전 오늘. 그러니까 1990년 7월5일에도 화끈한 타격전이 펼쳐졌는데요. 바로 한 이닝 최다 안타 기록이 나온 날입니다.
빙그레와 롯데가 맞붙었는데요.
당시 빙그레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애칭을 가질 정도로 방망이가 매서웠습니다. 이정훈을 비롯해 이강돈, 장종훈, 고원부, 유승안, 강정길, 강석천 등 쉬어갈 틈이 없는 타선을 자랑했습니다. 덕분에 1988년과 1989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우승팀은 통산 9번 우승에 빛나는 해태였습니다.
다시 경기로 돌아가면 빙그레가 5-2로 앞선 6회말 공격이었습니다. 빙그레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제대로 터졌습니다. 아웃카운트 3개가 올라가는 동안 무려 15명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타자 일순을 넘어 타자 이순이 될 뻔 했죠.
그리고 안타가 정확히 11개 터졌습니다. 그 중 2개는 홈런이었습니다. 빙그레의 6회말 성적은 11안타, 10득점이었습니다. 한 이닝 최다 안타 신기록이었습니다. 종전 기록은 1988년 삼성이 태평양을 상대로 기록한 10개였습니다.
어쨌든 빙그레가 세운 한 이닝 11안타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타이 기록은 여러 번 나왔습니다.
1994년 LG가 롯데를 상대로, 2003년과 2004년, 2005년에는 삼성이 각각 LG, 한화, KIA를 상대로 한 이닝 11안타를 때렸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2013년 KIA가 한화를 상대로 한 이닝에 11안타를 기록했습니다.
한 이닝 11안타. 타고투저 시대에도 쉽게 깨지지 않고 있는 기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