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준양'의 포스코 정조준…본사 압수수색 (종합)

검찰이 포스코그룹 본사와 핵심 협력업체를 나란히 압수수색하면서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 시절 경영진의 비리 의혹 수사에 본격 신호탄을 쏴올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3일 오후 6시부터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포스코 M&A실 등 5~6곳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국내외 각종 사업과 인수 합병 관련 자료, 회계장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동양종합건설 등 협력업체와 포스코 그룹 전 경영진의 유착 의혹, 성진지오텍 부실 인수 의혹과 관련한 구체적인 단서를 잡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등 50여명을 보내 동양종합건설 포항 본사와 대구, 경기도 성남 등의 계열사 총 6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압수수색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으며, 대상지에는 배성로 회장의 집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간 포스코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해 코스틸, 성진지오텍 등과 함께 동앙종합건설이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해왔다.

동양종합건설은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재임하던 지난 2009년부터 포스코그룹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제철소 건립사업 등 해외공사 7건을 수주해 수천억원의 이득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역 유력 일간지인 영남일보의 배 회장은 정 전 회장을 비롯해 이명박정권 실세들과 친밀해 정재계의 마당발로 알려져 있다.

동양종합건설 측은 "포스코 해외 공사 수주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검찰은 포스코플랜텍 자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달 16일 구속기소한 전정도 세화엠피 회장의 성진지오텍 부실 인수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포스코그룹은 전 회장의 성진지오텍을 지난 2010년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 회장이 가지고 있던 주식 440만주를 당시 평균 주가의 두 배 가량인 1만 6,331원에 사들여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로 인해 전정도 회장이 110억원 가량의 이득을 보는 대신 고스란히 포스코에 손실이 돌아간 만큼 정준양 전 회장에게 배임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준양 회장은 당시 M&A 상무로 재직 중이던 전모(55) 현 포스코건설 전무로부터 성진지오텍 지분 고가 인수와 관련한 사항을 직접 보고 받으면서 의사결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3일 당시 지분거래 주관사였던 산업은행을 포함해 미래에셋자산운용사 등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들을 확보하며 '입증'할 근거 마련에 주력해 왔다.

이에 따라 정준양 전 회장 등 포스코그룹 전 경영진들이 검찰에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정 전 회장 재임시절 이뤄진 납득 못할 경영적 판단에 당시 실세였던 이명박 정권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수사를 확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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