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9시 19분께 울산시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 폐수처리장 저장조에서 폭발이 발생, 현장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직원 이모(49)씨 등 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경비원 1명이 부상했다.
사망자와 실종자는 모두 협력업체 직원으로 폐수 저장조에서 용접하는 과정에서 내부 잔류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울산공단에서 잇따르는 폭발사고를 막기 위해 올들어 지자체와 기업체, 노동부, 안전공단, 검찰과 경찰까지 산업 현장의 안전수칙 준수와 안전문화 정착을 위한 집중 캠페인을 벌였지만 '공염불'이 된 셈이다.
최근 인명피해가 발생한 폭발사고를 보면 지난 1월 11일에는 울산시 남구 울산항 4부두에 계류 중이던 1천553t급 화학물운반선 한양에이스에서 폭발이 발생, 선원 4명이 부상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전 3호기 건설현장에서 질소가 누출돼 근로자 3명이 사망했다.
같은 달 23일 울주군 온산읍의 비료 제조업체인 KG케미칼 온산공장에선 배기가스 여과장치(덕트)가 폭발해 근로자 2명이 다쳤다.
지난해 5월에는 남구 후성 불산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폭발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등 울산지역 석유화학 공단과 위험물질 취급이 많은 울산항에서 크고 작은 폭발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들 사고에 대한 수사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대기업 공장에서 많은 인명피해를 동반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지자체와 안전관련 기관의 집중적인 재해예방 노력이 이뤄졌지만 이날 사고로 물거품이 됐다.
울산지역 위험물질 사용량은 전국의 29.1%(1억602만t)로 전남 34.5%에 이어 전국 두 번째이다.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은 470개, 위험물 취급 사업장은 7천500개에 달한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유독·위험물질을 취급하는 기업체가 많은 '화약고' 울산에서 이처럼 폭발·누출사고가 잊을만 하면 터지면서 시민들의 걱정과 우려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시민 신모(40·울산 남구)씨는 "그동안 폭발사고가 잇따라 울산시와 자치단체, 기업체들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한 것으로 아는데 또다시 사고가 나고 사람들이 숨져 너무 안타깝다"며 "안전한 울산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회성 안전대책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근본적으로 사고를 예방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