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댕이 소갈딱지' vs '권력이 정의인 세상'

CBS 박재홍의 뉴스쇼 [김진오의 눈]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CBS 김진오 선임기자

앵커) 김진오의 눈… 김 기자, 어서 오세요.

▶ 오늘은 어떤 뉴스부터 짚고 갈까요?

자료사진 (윤성호기자)
= 예, 불안한 진정세입니다.

꺼진 불인 줄 알았던 메르스의 불씨가 남아있었습니다.

삼성병원의 20대 간호사 2명이 추가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삼성병원의 방역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메르스 환자는 184명으로 늘었으며 12명의 상태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삼성서울병원의 감염자는 88명으로 늘어났고, 이 가운데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보건 당국이 삼성병원에 대해 역학조사나 코호트 격리 같은 특단의 조치를 미루는 바람에 삼성병원발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삼성병원이 제3의 감염원이 될 수 있다"고 인정하고 이제야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비판을 피하긴 힘들게 됐습니다.

▶ 오늘은 어떤 뉴스가 포인트인가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 예, 불편한 대면입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오늘 회의를 주재하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피감 기관의 대표로 출석합니다.

야당 의원들은 이병기 실장을 상대로 박 대통령의 유승민 대표 찍어내기 공세에 대해 강도 높은 추궁과 질의를 할 예정입니다.

여당 의원들도 친박이냐, 비박이냐에 따라 다른 의견을 보이며 유승민 사퇴 논란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오늘 국회 운영위원회가 유승민 사퇴 공방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특히 국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직전 이병기 실장이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하지 않아도 좋으니 국회법 개정안과 함께 통과시키지 말라는 박 대통령의 뜻을 유승민 대표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관련한 진상이 오늘 드러날 것입니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유승민 대표에게 책임을 지우며 사퇴시키려하는 이유가 바로 이 것이거든요.

야당 의원들이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불편한 관계를 적나라하게 파헤치는지 한번 보시죠.

▶ 관련 뉴스 키워드는요?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5개 중견국 협의체(MIKTA) 국회의장단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예, 밴댕이

무슨 일이든 너그럽지 못하고 쉽게 토라지는 사람에게 ‘밴댕이 소갈딱지’ 같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와 비슷한 모습이 또 청와대에서 연출됐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호주와 멕시코 등 3개국 상원 의장을 접견하는 자리에 정의화 국회의장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가 당초 오찬을 접견으로 바꾸면서 정의화 국회의장을 초청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들 국회의장들의 한국 방문을 초청한 사람은 정의화 국회의장입니다.

그럴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를 두고 청와대가 국회법 재상정과 그동안의 국회 운영과 관련해 정의화 의장에게 불편한 심기, 불만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말이 많습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역대 국회의장들의 청와대 거수기 의장들과는 다르게 여야를 강단 있게 아우르며 소신 있는 의장직을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유승민 사퇴 파동은 점입가경이예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의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거듭된 사퇴 촉구 발언을 중단 시키려하고 있다. (좌측부터 김태호 최고위원, 유승민 원내대표, 김무성 대표, 서청원 최고위원) 윤창원기자
= 예, 어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여권 내부의 분열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는데요. 난장판·막장이라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승민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도발을 하자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유 대표가 시간을 달라는 데 해도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며 반발했습니다.

김 최고위원이 다시 사퇴를 요구했고 참다 못한 김무성 대표가 “그만해”, “회의 끝”이라며 역정을 내고 회의장을 나가버렸습니다.

김 최고위원은 ‘콩가루 집안’이라고 말했고,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은 김태호 최고위원을 향해 “무슨 새끼”라는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사실 어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김태호 최고위원만 도발하지 않았다면 아주 모양새있게 끝날 수 있었거든요.

친박의 좌장이라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서면으로 그런 입장을 밝히기도 전에
김태호 최고위원이 도발을 하는 바람에 깽판이 났습니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작금에 그 누구보다도 유승민 원내대표 찍어내기의 돌격대 선봉에 서고 있는데 친이계인 그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비아냥거림이 친박과 비박을 막론하고 여당 내에서 상당합니다.

▶상황이 더 꼬인 것 아닌가요?

= 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런 난장판 최고위원회의를 묵묵히 지켜본 유승민 원내대표는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금니를 무는 모습이었는데 친박의 한 관계자는 “김태호 최고위원의 무모한 도발로 유승민 사퇴가 더 어려워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퇴 촉구가 좀 지나쳤다는 자성이 친박 내에서도 나오는데 그렇다고 공세를 멈추진 않을 것입니다.

주일인 모레부터 본격화되면서 6일이 최대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친박계는 국회 본회의가 예정된 6일 이후에도 물러나지 않을 경우 다각도의 공세를 펼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에 의해 거부된 국회법이 오는 6일 국회 본회의에 재상정돼 자동 폐기되고 난 뒤 유승민 대표가 사퇴하느냐의 여부가 초점입니다.

만약 사퇴한다면 유승민 대표는 스타 정치인, 차세대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그 이후에도 물러나지 않고 버틴다면 ‘질질 끈다’는 인상을 주면서 보수적이고 영남 중심의 여권 성향 여론이 서서히 등을 돌릴지도 모릅니다.

유 대표가 그런 기류를 예상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다음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장 문무일 검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에서 '성완종 게이트'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적힌 8명 중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6인은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윤성호기자
= 예, 권력이, 힘이 정의인 대한민국입니다.

검찰이 검사 13명을 동원해 82일 동안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를 벌였으나 결과는 초라하기 그지없고 권력·친박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전현 청와대 비서실장과 친박 핵심 시장과 의원에 대해서는 서면조사를 통해 혐의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대선자금은 계좌추적도 안 했습니다.

성 전 회장 주변 인물만 구속했지 어떤 정치인도, 실세도 구속하지 않았거든요.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쳤습니다.

그래서 예견된 부실 수사, 정권 입맛에 맞춘 수사라는 비판이 야당 등에서 제기됐습니다.

특히 ‘친박엔 무죄, 비박에 유죄, 폭로엔 괘씸죄’라는 한 신문의 1면 제목까지 나왔는데 돈을 준 성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나 진상을 밝히기 어려운 수사라고 할지라도 한쪽으로 너무 치우친 수사 결과입니다.


권력이, 힘이 정의인 세상을 만들어선 결코 안 된다며 그 피를 흘리며 민주화 운동을 한 것 아니겠습니까?

▶오늘 주목할 곳은?

= 예, 광주입니다.

세계 대학생들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가 오늘 저녁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립니다.

역대 최대 규모인 백48개 나라에서 만 3천여 명의 대학생 선수단이 오는 14일까지 12일 동안 한마당 스포츠 대축전을 벌이게 됩니다.

대한민국 여자 양궁의 간판스타 기보배 선수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성화를 들고 달립니다.

흠이라면 북한이 참가하지 않은 것입니다.

▶공무원들의 중국 여행 사고 원인은 나왔습니까?

= 예, 운전사의 부주의 운전인 것으로 결론나고 있습니다.

135도의 급커브를 과속으로 달리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이 가장 크고 졸음운전일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다리의 난간도 너무 허술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박재홍 앵커도 한마디 했습니다만 중국의 구급차는 신고 1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했습니다.

한 관광객이 지난 달 만리장성에서 사고를 당했으나 구급차와 구급대원은 구조 신고 6시간 만에 도착했다고 하니까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심을 가져볼 키워드는?

= 예, 태풍 찬홈입니다.

9호 태풍 찬홈이 괌 남동쪽 520km 부근에서 시속 15km로 북서진하고 있습니다.

직접 상륙하지 않고 중국 동쪽으로 상륙해 가뭄이 심각한 우리나라에 뿌렸으면 하는데요.

바닥까지 드러낸 소양강댐과 충주댐 등을 물로 채울 수 있고 한강과 낙동강의 녹조를 해결할 수도 있으니까요? 태풍 찬홈이 효자 태풍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박재홍 앵커) 오늘이 <김진오의 눈> 마지막 날인데요. 수고하셨습니다.

“세상 만물은 끊임없이 유전한다”는 말과 함께 애청자분들께 정말로, 정말로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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