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씨는 "알뜰폰도 데이터 요금제가 나왔다고 해서 이통3사와 비교했더니 같은 혜택에 비용은 만 원정도 쌌다"며 "일 년이면 12만원을 아낄 수 있어 곧바로 바꿨다"고 말했다.
특히 박 씨처럼 데이터를 많이 쓰는 경우에는 데이터 무제한인 'USIM 4만 9900원 요금제'면 충분하다. 이는 데이터 기본 10GB에 일 초과시 2GB를 제공하는 사실상 '데이터 무제한'요금제다.
게다가 프로모션 기간 동안은 5000원 할인이 적용돼 원래는 부가세 포함 월5만 4890원이지만, 할인가로 매달 4만 339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즉 부가세 포함해 6만원이 훌쩍 넘는 이통 3사 데이터 요금제에 비해 매달 1만 6500원이 저렴하다. 1년이면 19만 8000원을 아끼는 셈이다.
◇ 알뜰폰 상반기에만 번호이동으로 가입자 30만명 유치
이처럼 '요금제 혁명'이라며 이통3사 모두 2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를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담합 의혹을 불러일으킬정도로 이통3사 가격은 거의 동일하다. 더구나 부가세를 포함하면 요금제는 3만 2900원이다. 알뜰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1위 업체인 헬로모바일은 알뜰폰 업계 최초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 직후인 지난 18∼24일 1주일 동안의 번호이동 건수가 5657건에 달했다. 전 주(11∼17일)의 4400건보다 28.5%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이통 3사의 데이터 요금제 출시 1개월 반만인 지난 23일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350만 명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알뜰폰 업계 1위인 헬로 모바일의 전체 가입자 수가 87만 명에 불과하고, 아직 요금제 출시 초기라 홍보가 덜 된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는 또 헬로모바일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뒤 1주일 동안 알뜰폰 시장 전체의 번호이동 건수도 9160건으로 전 주(7695건)에 비해 19%가량 늘어난 것도 주목하고 있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알뜰폰 시장의 전반적인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이통 3사→알뜰폰 추세 강화…시장 점유율 변할까?
실제로 알뜰폰은 올해 상반기 동안 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이통3사가 6월 번호이동 시장에서 모두 가입자 순감을 겪은 것과 대비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6월 이동전화 번호이동자수는 총 51만 2280명이다. 전월대비 3.8% 감소했다. 지난해 6월에 비해서는 30%가량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조금씩이지만 시장이 변화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떨어지고 KT와 LG유플러스가 올라오는 추세다. 알뜰폰은 3만 6896건 순증을 기록, 알뜰폰 사업자들은 상반기에 3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알뜰폰이 저렴하면서도 통화품질이 뒤쳐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CJ헬로비전을 필두로 다른 중소 알뜰폰 회사들도 데이터 요금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통 3사의 데이터 요금제 출시로 신규 고객 유치에 타격을 입은 만큼 뒤처지지 않겠다는 각오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알뜰폰 요금제로도 경쟁력이 있지만 아무래도 데이터 요금제가 최근 이슈가 되다 보니 1~2달 안에 더 저렴하고 다양한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는 향후 가입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