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피어밴드(넥센)는 6월30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1이닝 동안 22개의 공을 던진 뒤 비로 노게임이 선언됐다. 하루를 쉰 피어밴드는 이틀 뒤인 2일 삼성전에 다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평소 루틴과 분명히 달랐다.
무엇보다 포수가 바뀌었다. 주전 포수 박동원의 부상으로 유선정이 마스크를 썼고, 유선정의 부상으로 3회부터는 김재현이 홈 플레이트를 지켰다.
이래저래 상황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피어밴드는 7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피안타 6개, 볼넷 1개를 내주는 등 6회초를 제외한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날카로운 제구로 위기를 깔끔하게 막았다.
한국 무대를 밟은 뒤 16경기 만에 첫 무실점 호투였다. 최근 3연패 부진을 끊으면서 시즌 6승(7패)도 챙겼다.
피어밴드는 "기분이 좋다. 경기 전에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는데 잘 됐다. 두 포수도 좋은 리드를 했고, 수비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이틀 전 1이닝을 던졌는데 다시 던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어제 몸 상태가 괜찮았고, 오늘 던져도 괜찮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2회초 무사 2루, 3회초 1사 3루, 5회초 1사 2루 위기를 모두 넘겼다.
피어밴드는 "주자가 있을 때 더 제구에 집중했다. 그게 잘 됐다"면서 "항상 퀄리티스타트를 생각하고 등판하는데 최근 아쉬웠다. 그래서 제구를 낮게 하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를 거뒀지만, 6승7패로 승률 5할에 아직 못 미친다. 평균자책점도 4.24로 10위권 밖이다. 하지만 피어밴드는 개인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무게를 뒀다.
피어밴드는 "승패는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야구장에 나가면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라면서 "잘 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승리가 많으면 좋겠지만, 지금 팀이 4위로 플레이오프 가려고 노력 중인데 오늘 이겨서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