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K리그는 국내 선수는 물론, 외국인 선수까지 많은 수의 수준급 선수들을 중국 슈퍼리그에 내줬다. 올 시즌도 중국슈퍼리그에는 하대성(베이징 궈안)과 정인환(허난 젠예), 김주영(상하이 상강), 조용형(스자좡 융창) 등 K리그 출신 국가대표뿐 아니라 데얀(베이징 궈안), 이보(허난 젠예), 에스쿠데로(장쑤 쑨텐) 등 K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축구의 세계화를 의미하는 ‘축구 굴기(堀起·일으켜 세움)’를 목표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자 천문학적 재력을 자랑하는 중국의 갑부들이 차례로 축구계로 뛰어들고 있다. 중동의 ‘오일 머니’ 못지않은 중국의 ‘황사 머니’의 등장에 중국 축구는 동아시아는 물론, 아시아 전역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덕분에 유럽과 남미에서 활약하던 유명스타들이 하나둘씩 중국 무대로 활동무대를 옮겼다. 이들에게 중국은 과거 중동처럼 선수 생활의 마지막에 거쳐 가는 무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의 ‘황사 머니’는 더욱 강력해졌다. 전성기를 구가하는 선수들이 중국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황사 머니’의 위세는 올 시즌 들어 더욱 거세졌다. 상위권 팀들이 하나둘씩 유럽과 남미에서 활약하는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를 경쟁이라도 하듯이 영입하고 나섰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광저우 헝다는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파울리뉴를 영입했다. 이탈리아 출신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이 물러나고 브라질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영입한 광저우 헝다는 기존 외국인 선수단의 대대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1400만 유로(약 174억원)의 이적료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수준의 연봉을 제시해 파울리뉴를 영입한 데 이어 과거 브라질을 대표했던 공격수 호비뉴의 영입까지 눈앞에 뒀다.
광저우의 영입에 자극받은 ‘라이벌’ 상하이 선화는 유럽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공격수 뎀바 바(세네갈)와 미드필더 모하메드 시소코(프랑스)를 영입했다. 이들 모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선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하는 연령이라는 점에서 그동안 중국 슈퍼리그를 거친 선수들과는 명성뿐 아니라 실력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기에 최용수 FC서울 감독도 가세할 전망이다. 최근 자국 출신 가오 훙보 감독을 경질한 장쑤 쑨텐이 최용수 감독의 영입에 나섰다. 연봉과 계약 기간 등 구체적인 협상까지 마친 상황에서 감독 본인의 결정만이 남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선수로, 그리고 감독으로 이미 아시아 무대에서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최용수 감독이 중국이라는 새로운 무대에서 과거 지도했던 데얀, 하대성은 물론, 자신의 ‘아시아 챔피언’ 등극을 좌절하게 했던 광저우 헝다와 대결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우리 축구팬에게는 새로운 재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