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유승민 사퇴, 명분도 없고 책임질 것도 없다"

"권력자 뜻대로 움직이는 당은 사당(私黨)"

새누리당 이재오 최고위원이 1일 오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누리당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2일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명분이 없다"며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를 강하게 반대했다. 특히 권력자 뜻대로 움직이는 당은 정당이 아니라 사당(私黨)이라며 청와대와 친박계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할 수는 있다. 그런데 거부할 때 '국회가 재의를 해달라'는 말씀만 하면 되는데, 너무 많은 정치적 공격을 담으니까 사태의 본질이 바뀌었다"면서 "(대통령이) 재의안은 재의안대로 넘기고 당사자들을 별도로 만나서 얘기하거나 해야 하는데, 묶어서 넘기니까 문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는 명분도 없고, 사퇴할 만한 책임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자진 사퇴론'을 낸 최고위원들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35명 정도가 원내대표 책임론에 반대했다. 수평적 당청관계를 공약하고 당선된 최고위원들이 의총 결과는 청와대에 한마디도 전달하지 않고, 청와대 의견만 듣고서 사퇴 요구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자진 사퇴 쪽으로 당내 여론이 기운다'는 친박계 쪽의 주장에 대해서는 "의원총회 때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본다. 국회법 재의와 원내대표 사퇴는 별개 문제라고 생각하는 의원이 다수"라고 반박하면서 "당청이 서로 의견차이를 확인했으니, 이 정도에서 그만하고 국정 현안에 전념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정협의나 청와대 결산심사와 관련한 '청와대의 유승민 배제' 기류와 관련해서는 "배제시킨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배제하려고 한 것이라면 그 쪽이 옹졸한 것"이라며 "원내대표가 국회 운영위원장인데 위원장 뜻에 반해서 회의를 취소한다면 국회의 권위가 침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재 상황을 당의 '사당화'로 비유했다. 그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 대해 '나가야 한다, 자리를 내놔야 한다' 이러면 이는 정당이 아니라 사당"이라며 "대통령이든 누구든 간에 권력을 가진 자가 자기 뜻대로 당을 움직이려 하면 그건 사당"이라고 우려했다.

'개헌 전도사'이기도 한 이 의원은 "이번 사태가 개헌의 필요성을 더 높였다"며 "제왕적 대통령이 권력은 제왕적으로 행사하는데 책임은 제왕적으로 지지 않는다. 이제는 좀 개헌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의원들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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