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성유리 없는 '힐링캠프', 스타 토크쇼로 생존할까

왼쪽부터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MC 김제동, 성유리, 이경규. (SBS 제공)
4년과 2년, 짧지 않은 시간 함께 했던 두 MC가 정든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떠난다. 터줏대감 이경규와 안방마님 성유리가 그 주인공.

이경규 측 관계자는 1일 CBS노컷뉴스에 "이경규 씨가 오늘(1일) 녹화를 마지막으로 '힐링캠프'를 떠나게 됐다"면서 "늘 멈추지 않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성격인데 '아빠를 부탁해', '나를 돌아봐' 등 예능프로그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성유리 역시 배우활동에 매진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명의 MC 중 김제동은 유일하게 잔류를 택했다.

김제동 측 관계자는 이날 "김제동 씨 하차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힐링캠프' 측에서 다양한 포맷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아는데 아직 세부적인 사항은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 말대로, MC 구성 변화와 함께 SBS는 '힐링캠프'의 대대적인 포맷 변경을 선언했다.


'힐링캠프' 관계자는 "프로그램 포맷을 변경하고 새롭게 바뀐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라면서 "4년 간 지켜온 심야토크쇼의 형식은 이어가면서 시청자와 더욱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토크쇼를 만들기 위해 MC 교체뿐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의 폐지 이후, '힐링캠프'는 국내에 몇 남지 않은 스타 토크쇼의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외국인, 일반인, 셰프 등 예능의 새로운 흐름을 극복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오랜 시간 이어진 동일한 토크 포맷에 식상함을 지적하는 여론도 있었다. 방송 이후, 늘 화제성 면에서는 압도적이었지만 시청률은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5% 안팎을 멤돌았다.

4주년을 맞아 진행되는 변화는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스타들 개개인의 이야기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 '힐링캠프'는 유일하게 스타들 내면의 깊은 이야기를 담아왔다"면서 "포맷 변화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힐링캠프' 정체성을 잃지 않는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힐링캠프'가 화려한 스타들에게서 진정성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은 이경규를 주축으로 구성된 세 명 MC들의 힘이 컸다. 이 삼각 구도 속에서 스타들은 때론 울고 웃으며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이경규는 투박하면서도 진심어린 말들로 스타 게스트들의 마음을 열었고, 성유리는 소박한 부드러움으로 그들을 보듬었다.

이제 '힐링캠프'는 큰 역할을 담당했던 이들 두 사람과 이별을 앞두고 있다. 물론 당장 이들이 '힐링캠프'를 떠나는 것은 아니다. 사전에 녹화한 분량이 있어, 7월 중순까지는 이경규와 성유리를 '힐링캠프'에서 볼 수 있다.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제작진은 MC 구성과 포맷 변경 등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4주년을 맞는 오는 6일 방송은 시청자와 함께하는 특집 방송으로 꾸려진다.

MC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청자들과 직접 만남을 갖고 소통한다. 이경규는 일일 라면가게를 오픈했고, 성유리는 라디오 DJ로 변신했다. 김제동은 속마음버스에 탑승해 시청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성큼 다가온 이별이 시청자들에게 더욱 아쉽게 다가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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