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볼란다"…밀양 송전탑 앞에서 울린 '희망의 아리랑'

맨몸으로 송전탑 막아낸 밀양 할매들 담은 다큐 영화 '밀양 아리랑' 오는 16일 개봉

경찰과 한전의 폭력에 맞서 매일 새벽 산을 오르며 맨몸으로 송전탑을 막아내던 경남 밀양의 '할매' '할배' 들을 기억할 것이다. 그들의 모습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밀양 아리랑'(감독 박배일, 제작 오지필름)이 오는 16일 개봉한다.

영화 밀양 아리랑은 아름다운 고향을 지키려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처절한 싸움을 가까운 거리에서 기록하는 한편 한국 특유의 풍부한 해학을 담고 있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메인 포스터는 평화로운 산골 마을 밀양의 풍경을 배경으로, 수십 평생 고향 땅을 지켜 온 밀양 할매의 구부정한 뒷모습과 할매 위로 우뚝 솟은 송전탑 이미지를 대비시켰다. 안개 낀 하늘과 무성하게 뒤덮인 나뭇잎 사이로 지팡이를 짚으며 한 걸음을 내딛는 할매의 이미지는 애잔한 정서를 전한다.

할매가 내뱉는 곡 소리를 연상시키는 "내 고향 안 뺏길라고 버둥댄 세월, 하늘님도 지하님도 무시허다"라는 문구는 맨몸으로 송전탑을 막아내야 했던 할매들의 처절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또한 "밀양 할매들은 오늘도 싸움을 살아냅니다"라는 문구에서는 지금도 여전히 저항을 이어가는 밀양 할매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메인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메인 예고편은 송전탑 공사가 감행되기 전 '따뜻한 볕의 마을'이라 불렸던 평화로운 밀양의 풍경으로 시작된다.

이어 "전봇대 들어온다고 이야기 하더라고. 근데 별로 관심이 없었지예. 농사짓기 바빠가지고"라는 은숙 누이의 대사와 함께 우뚝 솟은 송전탑 이미지가 등장하면서 분위기는 급격히 반전된다.

"나는 살은 거 생각하면 이게 전장도 아이고. 이건 국민들 말려 죽이는 거 아닌가 싶은 그 마음이 들고"라는 말해 할매의 이야기와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가파른 산을 오르는 밀양 할매들의 모습, 저항하기조차 버거울 만큼 어마어마한 경찰 병력의 저지 속에서 울려 퍼지는 밀양 주민들의 절규에 가까운 목소리는 10년간 이어온 격렬하고 힘겨운 싸움을 짐작케 한다.

특히 "다른 데 철탑이 다 서도 우리가 끝끝내 여기에 있어야 한다" "앞으로도로 그 배짱으로 함 살아 볼라고요. 한 번 견뎌볼 거예요"와 같은,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의지를 다지는 할매들의 대사는 큰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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