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안창림 "금메달 걸고 혜리 만나고파…"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안창림 (재일동포 국가대표 유도선수)

이번 주 금요일부터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열립니다. 대회 기간 중 이 선수를 한 번 주목해보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한국 남자유도의 황금 체급이라 불리는 73kg 체급이고, 유도스타 왕기춘 선수의 뒤를 이은 새로운 샛별, 바로 안창림 선수입니다. 21살의 안창림 선수는 재일동포 출신인데요. 태극마크를 품고 금메달을 목에 걸기 위해서 일본 유도계의 귀화 제의도 뿌리친 채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알려져서 더 화제입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죠. 안창림 선수, 안녕하세요.

◆ 안창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박재홍> 한국 오신 지 1년 좀 넘었다고 들었어요. 언제 오신 건가요?

◆ 안창림> 지난해 2월에 왔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 안창림> 용인대 3학년으로 편입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작년에 오셔서 용인대학교 3학년에 편입한 거군요. 한국말이 익숙하시네요?

◆ 안창림> 집에서 계속 배웠어요.

◇ 박재홍>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계속 배워왔다?

◆ 안창림> 예, 어릴 때부터 계속 부모님한테 배웠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우리 안창림 선수 얼굴을 보니, 굉장히 잘생기셨어요.

◆ 안창림> (웃음) 아닙니다. 아닙니다.

◇ 박재홍> (웃음) 그런 말씀 많이 들으시죠?

◆ 안창림> 아닙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이번 대회 성적 좋게 받으시면 팬도 더 많이 늘어날 것 같아요.

◆ 안창림> 열심히 하겠습니다. (웃음)

◇ 박재홍> 한국에 도착하고 첫 번째로 참여한 국가대표선발전에서 국가대표 타이틀을 얻으신 거잖아요. 대단하시네요. 처음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나갔던 대회가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대회였죠?

◆ 안창림> 예 맞습니다.

◇ 박재홍> 한국 국가대표로 처음 국제대회에 나가신 거잖아요.

◆ 안창림> 네. ‘나도 이제 드디어 한국의 국가대표가 됐구나’ 이런 느낌도 있었는데, 제가 시합에서 아쉽게 졌잖아요. 그래서 엄청 억울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게 제일 큰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 박재홍>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서 오히려 얻은 패배가 큰 힘이 되었고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힘이 됐다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자, 유도를 했던 처음 순간으로 돌아가 보죠. 언제부터 유도를 배운 거죠?

◆ 안창림> 제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시작을 했는데 아빠가 가라테 도장을 운영하시거든요.

◇ 박재홍> 일본 무술, 가라테?

◆ 안창림> 네, 그래서 가라테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유도를 시작했었는데, 가라테가 너무 싫어서 유도를 하게 됐어요. (웃음)

◇ 박재홍> (웃음) 왜 가라테가 싫으셨어요? 아버지가 그 도장을 운영하실 정도로 열심히 하셨던 것 같은데, 왜 유도가 더 좋으셨죠?

◆ 안창림> 아빠가 엄청 저를 때렸어요. (웃음)

◇ 박재홍> (웃음) 그러니까 아버지한테 가라테를 아주 무섭게 배운거군요?

◆ 안창림> 아빠가 너무 무섭게 해가지고요. (웃음)

◇ 박재홍> 아빠가 없는 도장을 찾다보니까 그게 유도장이었습니까?

◆ 안창림> 예, 그래서 이걸 계속 하게 됐어요.

◇ 박재홍> (웃음) 아니, 그러면 아버지가 계속 유도장을 운영하셨으면 오늘의 안창림 선수가 없었겠네요?

◆ 안창림> 그럴 수 있습니다. (웃음)

◇ 박재홍> (웃음) 시작을 하게 된 계기가 가라테를 배우기 싫어서 유도를 시작하셨다지만, 지금까지 굉장히 잘하셨습니다. 일본에서 초중고 시절 보내면서 각종 대회를 휩쓸었잖아요.

◆ 안창림> (웃음) 2013년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1등 했었습니다.

◇ 박재홍> 일본 남자유도 73kg 체급에서는 1등인 셈이었네요?

◆ 안창림> 뛸 수 있는 시합은 다 1등했습니다.

◇ 박재홍> 뛸 수 있는 시합이라는 건 무슨 말씀이세요? 시합 뛰는데 제한이 있었던겁니까?

◆ 안창림> 제가 국적이 한국이기 때문에 선발전이나 중요한 대회는 다 못 뛰었어요.

◇ 박재홍> 국적이 한국이다보니 일본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든지 출전에 제한이 있었던 거군요. 그래도 전일본학생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정도였으면 굉장히 잘하는 거잖아요. 충분히 일본에서도 자리 잡고 유도 선수로 성공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 안창림> 그래도 전 한국 대표로, 한국 국가 대표로 태극기를 달고 시합을 뛰고 싶었습니다.

안창림 선수 (사진=본인제공)


◇ 박재홍> 일본 측의 귀화 제의도 있었잖아요?

◆ 안창림> 네.

◇ 박재홍> 그 제의를 받고 갈등도 많았을 것 같은데요?

◆ 안창림> 아버지도 일본에서 큰 대회를 나가기 위해서는 귀화하는 것도 생각해 보라고 하셨는데 저는 한국이 할아버지 나라이기 때문에 평생 귀화하지 않고 한국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한국에 오기로 결심한 뒤에 주변 반응은 어땠습니까?

◆ 안창림> 다 가지 말라고 했죠.

◇ 박재홍> 가지 말라고 했어요? 왜 가지 말라고 했나요?

◆ 안창림> 한국 문화에도 적응 못할 거라 했고, 제가 오기 전에 일본에서도 한국 훈련 스타일이 엄청 유명하거든요, 엄청 힘들다고 들었거든요.

◇ 박재홍> 우리나라 유도계 훈련 시스템이 힘들다?

◆ 안창림> 예, 그래서 가면 적응 못할 거라고 일본에서 귀화하고 일본 국가대표가 되는 게 맞다고 다 그랬습니다.

◇ 박재홍> 그랬군요. 말씀하신 대로 문화 차이도 있을 테고, 한국에 와서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안창림> 오히려 한국 와서는 없는데, 일본에 있을 때는 저를 놀리는 애들이 많았어요. 친구들도 한국 사람이라고 놀리는 사람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애들 신경 안쓰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더 노력을 했어요.

◇ 박재홍> 오히려 일본에서 차별을 느끼셨군요. 어떤 차별이 있었습니까?

◆ 안창림> 한국 사람이라고 놀리는 애들이 가끔 있었어요.

◇ 박재홍> 우리 안창림 선수가 아무래도 재일동포 출신 유도 선수다보니까, 추성훈 선수랑 많이 비교되기도 하잖아요.

◆ 안창림> 재일동포라는 점 때문에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을 하는데, 제가 그분에 대해서 평가하거나 할 말은 없어요. 그 분 사정도 전 잘 모르고, 그 사람도 저를 잘 모르니까요. 그러니까 비교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유도 선수로서 주목받고 싶습니다.

◇ 박재홍> 유도 선수로서의 길만 가고 싶다. 오로지 유도만 생각하겠단 말씀이시네요.

◆ 안창림> 예

◇ 박재홍> 그래요. 21살이잖아요. 그런데 참 운동 말고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을 것 같아요. 혈기왕성할 때이잖아요.

◆ 안창림> 그건 운동 끝나고도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운동은 지금밖에 못하니까. (웃음)


◇ 박재홍> (웃음) 그래서 다 참고 열심히 하시는 거군요.

◆ 안창림> 지금 그런건 다 참으면서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우리나라 음식이며 음악이며 어떤 것들 좋아하세요? 아이돌 가수라든지, 음악도 많이 들으실것 같은데요.

◆ 안창림> 저는 걸스데이의 혜리 씨.

◇ 박재홍> 혜리? (웃음) 아이돌 가수 혜리 씨? 혜리 씨의 어떤 점이 좋으세요?

◆ 안창림> 혜리씨 애교가 예쁜 것 같습니다. (웃음)

◇ 박재홍> 지난번에 진짜사나이란 프로그램에 나와서 애교로 화제가 됐었죠. 금메달을 따면 만나보고 싶기도 하시겠네요.

◆ 안창림> 예. (웃음)

◇ 박재홍> (웃음) 그래요. 걸스데이 노래도 듣고 하시겠어요?

◆ 안창림> 예, 운동할 때 도장에서 음악 들으면서 운동하거든요.

◇ 박재홍> 그러면 도장에소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 안창림> 네. 그래서 시합 때도 들어요.

◇ 박재홍> 아, 걸스데이 혜리 씨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 업어치기를 하는 셈이시네요. (웃음)

◆ 안창림> 예 (웃음)

◇ 박재홍> 유도선수로서 가장 큰 목표는 뭘까요? 올림픽 금메달?

◆ 안창림> 일단 광주U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고요.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세계 최고의 유도 선수로 거듭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안창림>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재일동포의 유도 국가대표 선수죠. 안창림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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