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한 새누리당내 친박과 비박간 계파 갈등에 대해 거리를 두는 대신 핵심 정책 과제 점검 등 국정운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오는 6일 국회법 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을 밝힌 만큼, 이에 대한 새누리당의 대응을 계기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여권에서는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사퇴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버티기에 나선 유 원내대표의 행보에 대해 “이제 우리는 나가라 마라, 왜 나가지 않느냐는 등 유 원내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한 얘기를 하지않는다”며 “유 원내대표가 본인의 판단에 따라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도 “박 대통령이 국정의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만큼, 유 원내대표의 자진사퇴는 하나의 상식”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유 원내대표의 거취문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며 유 원내대표를 정면 비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유 원내대표가 재신임을 받자, 청와대에서 분출된 ‘격앙된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청와대가 공세를 자제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여권 비판으로 선택의 공이 여당으로 넘어간 데다, 거부권 행사로 촉발된 여당 내 계파 갈등이 정쟁과 내분으로 비쳐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후의 여론 동향에 주시하면서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가 앞으로 어떤 계기에 정리될 수 있는지 탐색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6일로 예정된 정의화 국회의장의 국회법 재의안 상정이다.
새누리당이 표결에 불참해 법안이 사문화될 경우, 유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압박이 아니라 자신이 통과시킨 법안이 자동폐기된 대해 책임을 지는 모양새로 해결의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일정과 관련해 "내일(7월1일)과 이번주 금요일(3일)에도 핵심정책과제 점검회의는 이어진다"며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핵심정책을 잘 챙기는지 국민이 궁금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핵심정책과제 점검회의를 처음 주재한 데 이어 전날(29일)에도 2차 회의를 주재한 바 있는데 이에 더해 회의를 계속해서 소집, 주요 국정과제의 추진 상황을 직접 챙기기로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스캐파로티 주한미군사령관 등 70여명의 전국 주요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북한이 어떤 도발을 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 항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할 것”을 주문하는 등 일상적 국정운영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