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관심이 있는 축구팬이라면 ‘주민규’라는 이름은 낯설지 않다. 올 시즌 프로축구 2부리그 K리그 챌린지의 ‘신생팀’ 서울 이랜드가 자랑하는 간판 공격수로 올 시즌 16경기에서 15골을 넣으며 말 그대로 ‘센세이션’한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고양 Hi FC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한 ‘중고 신인’이지만 마틴 레니 감독의 지도로 공격수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해 어느 정도 성공적인 출발을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 10경기에서 2013년 K리그 챌린지 출범 이후 최다인 7경기 연속 골을 넣는 등 무려 9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순도 높은 주민규의 골이 터지자 서울 이랜드도 급격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어느덧 K리그 챌린지의 ‘1강’ 상주 상무의 뒤를 이어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올 시즌의 기록 면에서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한 ‘황태자’ 이정협(상주)를 능가했다. 같은 기간 이정협은 13경기에 나와 7골을 기록했다. 다만 이정협의 경우 골뿐 아니라 도움도 6개를 기록하는 알짜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정협의 활약을 깎아내릴 수는 없다.
실제로 주민규와 이정협은 지난 20일 맞대결에서 대등한 활약을 선보였다. 비록 상주가 3-2 역전승을 챙겼지만 두 팀의 간판 공격수들은 팽팽한 자존심 싸움을 선보였다.
주민규가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넣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일찌감치 선보이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이정협은 13분 만에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주민규도 후반 26분 두 번째 골을 넣으며 마지막까지 치열한 승부를 이끌었다.
약 2주의 이른 여름 휴가를 마치고 30일 귀국한 슈틸리케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동아시안컵은 최대한 젊은 선수 위주로 기회를 주려고 한다“면서 “부족한 자리는 K리그 경기를 보면서 채울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클래식만큼은 아니지만 코칭스태프가 정기적으로 챌린지 경기도 보기 때문에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 발탁할 수 있다”면서 2부리그 선수에게도 대표팀의 문은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주민규는 지금까지 축구선수로 활약하며 단 한 번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8월에 열릴 동아시안컵은 주민규에게 대표팀 승선을 노릴 절호의 기회다.
다만 슈틸리케 감독이 이정협,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와 같이 전방부터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는 유형의 공격수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이 부족한 주민규를 발탁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명맥이 끊긴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이을 유력 후보 가운데 주민규도 포함됐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