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사퇴' 힘겨루기 당분간 이어질 듯…劉의 선택은?

새누리당 지도부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논의한 가운데 유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에 둘러싸여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새누리당 지도부가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두고 29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친박계 의원들과 유 원내대표 간 갈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 개정안 문제로 불거진 당청·당내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공세를 계속 높여가자, 새누리당은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2시간 30분여의 회의 끝에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8명의 최고위원 중 상당수가 유 원내대표에게 당 화합을 위해 책임지고 물러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의원들은 사퇴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시간을 줘야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두고 사실상 최고위에서는 유 원내대표 사퇴 쪽으로 거의 결정이 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책임지고 사퇴하되 납득할만한 명분을 갖고 사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두자는 뜻이 아니냐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의 말을 경청했고, 잘 생각해보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친박계가 요구한 자진사퇴를 즉각 수용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원내대표직 고수 의사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은 사태 추이를 더 지켜보고 결론을 내리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고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가운데 유 원내대표가 자진사퇴하지 않는다면 친박계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의 재신임 문제를 안건으로 의원총회를 열 수 있다. 당초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소집 요구 최소인원인 16명 이상의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의총소집요구서를 준비해 둔 상태다.

하지만 이날 지도부가 유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결론을 내지 않고 논의 결과도 공개하지 않기로 하면서 당분간 의총소집 요구보다는 당내 추이를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의총을 열어 재신임 결정이 나게 되면 청와대와 친박계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는 점도 섣불리 의총을 열수 없는 이유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친박계에서 의총을 열었을 시 표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봤을 것이다.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섣불리 의총을 하자고 못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신임 의총에 대한 질문에 "그 얘기는 없었다, 의총이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이라며 "(의원들의) 숫자의 의미도 있지만 그 자체가 분열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계파에 상관없이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유 원내대표의 사퇴에 반대해 온 측에서는 여전히 사퇴를 할만한 명분도 이유도 없다는 입장이다.

유 원내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 새누리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도부가 동반사퇴한다면 몰라도 원내대표 혼자 책임을 진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당헌당규 상 최고위에서 원내대표를 해임할 수도 없다. 버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당분간 갈등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사태의 관건은 비박계 의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유 원내대표에 대한 방어에 나설 것인지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의총 등 여러가지 선택지에 다 부담이 있는만큼 친박계와 유 원내대표 측 모두 당분간 추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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