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법관으로 갈 가능성이 큰 변호사들을 대형 로펌들이 미리 관리할 가능성도 있어 '전관예우' 논란에 이어 이른바 '후관예우'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 출신 변호사 35명은 다음 달 1일 경력법관으로 정식 임용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27명이 재판연구원(로클럭) 출신으로 편향돼 있을 뿐 아니라 일부는 로펌에서 관리를 받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있다.
'로클럭→로펌 변호사→경력법관'의 공식이 굳어지면 미리 로펌에서 관리를 할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경력법관으로 임용이 내정된 박모 변호사와 김모 변호사가 재판연구원 재직 시절에 관여했던 사건을 로펌에서 수임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은 공무원 재직 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은 변호사가 된 후 맡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재판연구원도 공무원 신분이기 때문에, 그 당시 직무상 취급한 사건을 변호사 때 수임하는 것이 금지돼 있는데 이를 어겼다는 것.
이에 대해 변호사단체들이 잇따라 두 변호사의 임용 취소와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는 29일 성명을 내고 "이번에 문제가 된 임용내정자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이 사실도 드러날 경우 임용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며 "경력법관 선발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법조일원화의 취지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법원은 재판연구원을 마친 변호사를 다시 경력법관으로 임용하는 '회전문 인사'를 즉각 멈춰야 한다"며 "다음 달 임용되는 경력법관 35명 중 27명이 재판연구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순혈주의 타파라는 법조일원화의 취지를 스스로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경력법관 선발과정에서 지원자의 수와 구체적인 심사 기준, 탈락 사유 등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공정성 논란 속에서도 선발 기준은 물론 임용 대상자 명단조차 공개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도 전날 성명을 내고 김 변호사와 박 변호사의 행위는 변호사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즉각 임용 취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법원의 불투명한 경력법관 선발과정에 대한 의혹과 불신이 끊임없이 제기됐는데도 이런 방식을 유지한다면 사법부의 신뢰만 떨어뜨릴 것"이라며 "대법원의 경력법관 선발방식에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변회는 대법원 민원실에 문제가 된 이들의 임용 재검토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으며, 임용 취소가 되지 않을 경우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할 방침이다.
한편, 대법원은 "문제가 된 사건들을 살펴본 결과 이들이 직접 관여한 사건은 아니다"며 임용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