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무증상 확진' 초비상…당국 "중동서도 사례있어"

2주 넘는 격리후 전수조사서 우연히 발견…방역체제 혼란 불가피

병원 내 투석실을 이용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환자가 발견되면서 병원 전면 폐쇄에 들어간 서울 강동구 상일동 경희대학교병원에서 22일 오후 의료진이 출입객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메르스 증상이 없었는데도 감염된 일명 '무증상 확진' 사례가 발견돼, 메르스 사태의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실제로 이런 케이스가 등장하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이 27일 공개한 '무증상 확진자'는 강동경희대병원 간호사인 182번(27·여) 환자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 환자는 지난 6일 응급실에서 76번(75·여) 환자에게 노출돼 지난 7일부터 24일까지 자가격리됐다"며 "자가격리 기간에 특별한 증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현재 이 병원의 격리병동엔 투석환자 97명이 1인 격리돼있는 상태로, 의료진 262명도 함께 격리돼 치료를 맡고 있다.


당국이 이들 의료진에 대해 전수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간호사가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나머지 의료진은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대책본부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헌 보고를 보면 의료기관 종사자 가운데는 무증상으로 양성이 나온 사례가 있다"며 "다만 전문가들은 감염력이 굉장히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다 정밀한 역학조사와 인터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당국은 증상이 발현된 경우에 한해 유전자 검사(PCR)를 벌여, 확진자를 추려내는 방식으로 방역체제를 유지해왔다.

따라서 역학조사에서도 '무증상 확진'임이 굳어질 경우, 방역체제 전반의 근본적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해당 간호사의 경우 2주 넘는 자가격리가 끝난 뒤 벌어진 전수조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최대 잠복기'를 둘러싼 논란도 다시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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