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ICNK)는 26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요덕수용소에 수감된 180명의 신상을 공개하고 유엔인권기구 서울 사무소에 소재 파악을 요청했다.
ICNK의 보고서에는 요덕수용소 출신인 정광일 노체인 대표의 기억에 기초해,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요덕수용소의 서림천 혁명화구역에 수감됐던 180명의 이름과 나이, 수감이유, 생존여부 등의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는 "이 목록의 180명을 포함하여 서림천에 수감되었던 400여 명의 수감자들이 어디로 이동했는지, 이들의 행방에 대해 북한당국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림천은 작년 중순까지 북한에 남아있던 정치범수용소 중 유일한 혁명화구역으로, 지난해 5월경부터 해체돼 지난 10월 말쯤 모든 시설물이 철거된 것을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보고서는 또 "15호 정치범수용소의 6명의 경비원과 관리원들이 2004년과 2005년경에 숙청된 사실도 내부소식통을 통해 밝혔다.
2003년 요덕수용소 석방 이후 한국행에 성공한 정 대표가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실태를 공개함에 따라 정 대표의 석방을 수락한 수용소 경비원들이 이에 책임을 지고 모두 숙청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보고서에는, 김동식 목사를 체포했던 회령 ‘곡산공장 보위부 체포조’에 의해 납치된 국군포로 2세 가족의 정보를 포함해 연길을 중심으로 1998년에서 2004경까지 활동한 북한 보위부 체포조의 활동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체포조 행동원과 보위부 감방에서 함께 수감되었던, 정 대표는 "국군포로와 그 가족, 탈북자사업과 연계된 조선족들, 한국인 선교사, 재일교포 등 30-40여명을 납치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ICNK는 "그동안 발표된 정치범수용소 관련 보고서에 북한의 현존하는 4개의 정치범수용소에 8만~12만의 수감자들이 수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2012년 6월쯤에는 회령 22호 수용소가 해체됐지만, 회령에 수감되었던 수감자들의 정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ICNK 권은경 사무국장은 "수용소에서, 처형장에서, 보위부 감방에서 누구도 모르는 사이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수많은 생명들이 있어 왔는데, 한 사람의 기억으로 180명의 존재를 기록하게 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는 이러한 실질적인 자료를 활용해 사라진 사람들에 대한 진상규명을 북한당국에게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도 "유엔인권기구 서울사무소 개소를 계기로 탈북자들을 통한 북한인권 관련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북한인권단체를 통한 인권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고 서울사무소에서 조사에 들어가면 북한의 반발도 점차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