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로몬]'기부천사' 변희재, 또 '논문표절' 의혹 제기

쓸로몬은 쓸모있는 것만을 '즐겨찾기'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입니다. 풍부한 맥락과 깊이있는 뉴스를 공유할게요. '쓸모 없는 뉴스'는 가라! [편집자 주]

'기부천사' 변희재씨가 또 '선행(?)'에 나서려나 봅니다. 참, '기부천사'는 아래 한 포털 사이트의 검색 결과처럼 많은 누리꾼들이 그를 부르는 별명입니다. 기자는 변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의 '평가'를 전할 뿐입니다. 기사로 변씨를 상대하려니 괜스레 긴장이 됩니다.

각설하고 변씨가 이끄는 인터넷 언론 미디어워치는 지난 23일 '[단독] 전 서울대진실위원장 이준구 박사논문 표절혐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사실상의 산하 단체인 연구진실성검증센터의 보도자료를 인용하는 형식이었습니다. 미디어워치는 이 교수가 1981년에 쓴 미국 프린스턴대학 박사학위 논문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불완전 자본시장에 있어서 라이프사이클 모델에 따른 자원할당 과정의 소득분배적 함의'라는 제목의 이 논문이 직접인용으로서의 인용부호("") 없이 다른 연구자들의 문구를 따왔다는 겁니다. "타인의 문장 표현을 그대로 가져왔으면서도 인용부호만 삭제해, 해당 문장 표현이 마치 자신이 손수 작성한 것인양 사칭하는 효과를 낳았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입니다.

미시경제학과 재정학의 대가인 이 교수는 "살다 보니 별 황당한 일이 다 생긴다"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이 교수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장문의 글을 올려 "'literature survey(문헌조사) 부분에서 정확하게 출처표시를 하고 다른 논문의 글을 가져왔기 때문에 결코 표절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특히 "연구진실성검증센터는 근거도 없는 비방으로 내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변씨가) 인터넷 매체를 통해 거짓말을 유포시킨 것이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훨씬 더 크다. 따라서 이번에는 사회악을 제거한다는 입장에서 조금 귀찮더라도 법적 절차를 심각하게 고려해 보려고 한다"고 법적 대응을 시사했습니다.

많은 누리꾼들과 지인들은 이 글을 인용하며 이 교수를 성원하는 한편, 단호한 대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몇몇 법조인들은 공익 차원에서 이 교수의 소송을 대리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변씨를 상대로 한 또 하나의 소송이 목전에 다가왔습니다.

변씨는 그동안 자의로, 또는 타의로 여러 소송을 겪었습니다. 주로 명예훼손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었습니다. 방송인을 트위터에서 '친노종북좌파'로 지칭하거나 미디어워치 기사를 통해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가 소송에 휘말리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패소했습니다. 누리꾼들이 그에게 '기부천사'라는 별명을 지어준 이유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방송인 김미화씨가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해 13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변씨와 미디어워치로부터 500만원의 배상을 받았고, 이 돈으로 소고기 회식을 하는 사진을 SNS에 올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더불어 변씨는 김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다가 2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되기도 했습니다.

법원은 올해 1월에는 변씨가 배우 문성근씨에 대한 비방성 글을 SNS에 올린 데 대해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지난해 11월과 8월에도 같은 이유로 팝아티스트 낸시랭과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부부에 500만원과 1500만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물론 변씨가 '사실상' 이긴 소송도 있습니다. 그 유명한 '듣보잡' 사건입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변씨를 '듣보잡'이라고 표현했다가 모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300만원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변씨는 이밖에도 다른 민사소송에서 승소한 전력이 있다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변씨와 미디어워치 측이 제기한 이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이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지 현 시점에서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조국 교수, 진중권 교수, 김미화씨, 이재명 성남시장 등을 상대로 한 비슷한 의혹 제기가 대부분 '헛발질'에 그쳤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승산이 높아보이지 않긴 합니다.

변씨는 또 '선행'에 나선 걸까요, 아니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한 건 잡은 걸까요. 이 교수 측의 향후 대응이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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