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에 따른 불안심리로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가 얼어붙기 시작하자 통화와 재정 양면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데 따른 것이다. 그렇다면 메르스는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2주동안 백화점의 평균 매출액은 사고 발생 이전 2주 평균과 비교해 29.8%나 급감했다. 대형마트 매출도 같은 기간 14.5% 줄었고, 카드 승인액도 5.3% 감소했다.
이는 세월호 사고 전후 2주간을 비교했을 때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이 각각 8.7%와 2.5% 감소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메르스 사태로 인한 소비위축 속도가 더 빠르다.
이에따라 관광과 문화, 운송 등 주요 서비스업종별 카드 승인액이 5%에서 최대 30%까지 줄어들었다. 여행사와 숙박업의 경우 6월 2째주까지 누적 카드승인액은 한달 전과 비교해 각각 18.5%와 8.1% 감소했고, 문화생활 업종은 31.2%까지 추락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소비위축과 서비스업 생산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불안심리는 회복되는 시간이 더디다는 점도 문제다. 메르스로 인한 악영향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이찬우 경제정책국장은 “메르스의 영향은 메르스 사태가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특히 서비스업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데, 대략 (성장률이) 0.2~0.3%p (하락하는) 효과를 주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는 예상치 못한 경제외적 충격으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경기 부진의 모든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수출 부진과 미약한 내수회복세 등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측면에서 더욱 큰 문제다. 때문에 최근의 경기 부진을 온전히 메르스 사태의 탓으로만 돌리는 것도 무리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메르스 사태가 적어도 경기보강을 위한 추경예산을 편성하는데 강한 추진력을 제공한 것은 확실해 보인다. 기재부는 메르스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계층과 지역에 대한 대책을 차질없이 집행하는 한편, 추경 등 충분한 수준의 재정보강을 통해 경기보완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