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朴대통령 서명한 '국회법' 추가 확인…'이율배반' 행태

'99년 변정일 법안'에도 찬성…김희정·유기준 등 각료도 유사법안 발의·서명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서명한 '국회의 시행령 통제법안'이 추가로 확인됐다. '거부권 엄포' 대상이 된 최근 국회법 개정안과 내용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율배반적 태도가 거듭 비판을 받고 있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검색 결과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 시절인 1999년 11월 같은 당 변정일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찬성 서명했다. 법안은 박 대통령 외에 황우여 현 교육부총리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하는 형태로 제출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에는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 상임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위원회 또는 상설 소위원회를 개최해 소관 행정입법의 법률 위반 여부 등을 심사하도록 한다"는 게 담겼다.

국회에 시행령 등의 하극상 여부를 사실상 '상설 감시'할 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법안의 입법 취지에는 "국회의 국정감시·통제기능의 실효성 확보"가 적시돼, 국회의 시행령 통제권 행사 의도가 분명히 담겼다.

이에 앞서도 박 대통령은 안상수 의원이 1998년 12월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서명한 사실이 확인돼 있다.

이 법안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에 위배되거나 법률의 위임범위를 일탈한다는 등의 (국회 소관 상임위) 의견이 제시된 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르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최근 정부에 송부된 국회법 개정안과 큰 틀에서 차이가 없거나, 훨씬 강한 강제력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찬성했던 박 대통령의 과거 행보는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는 삼권분립 위반'이라던 최근 입장과 거리가 멀다.

박근혜 정권 각료들의 시행령 통제법안 찬성 사실도 잇따라 드러났다.

황우여 부총리는 '1999년 변정일안'과 2005년 6월 심재철 의원 발의 국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심재철안도 "국회 상임위는 정기적으로 행정입법의 위법 여부를 검토하고, 위법 판단시 소관 행정기관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기관장은 통보 내용을 행정입법에 반영한다"고 강제 규정을 뒀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본인이 직접 시행령 통제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2005년 6월 "상임위가 행정입법의 위법 사항을 통보한 경우, 행정기관장은 통보 내용에 대한 향후계획 및 결과를 지체없이 보고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낸 바 있다. 여기에는 유정복 현 인천시장, 정병국 의원 등이 서명했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도 유사법안 2개에 찬성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심재철안'과 2006년 2월 엄호성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엄호성안은 행정입법의 위법성 심사권한을 국회의원 개인에게까지 부여하는 '파격적' 내용이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도 법안에 서명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있을 때 생각 따로, 청와대와 정부에 가고 나서 생각 따로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치불신만 키울 것"이라며 "그때 헌법과 지금의 헌법은 똑같은 헌법이다. 정부가 이제는 위헌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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