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로 6월 소비자심리 급랭…2년6개월來 최저

소비자심리지수 3년 만에 최대 폭 하락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고 있던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메르스의 여파로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경제심리가 2년6개월만에 가장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2년 6월 소비자동향지수'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9로 한달 전보다 6포인트나 떨어졌다.

유럽재정 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악화됐던 지난 2012년 6월(106→100) 이후 3년만의 최대 하락폭으로, CSI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12월(98)이후 2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메르스 사태가 소비심리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이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현재의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CSI는 65로 무려 14포인트가 하락했고,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의 향후경기전망CSI도 79로 12포인트가 떨어졌다.

한은 통계조사팀 주성제 과장은 “조사시점이 메르스 파동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지난 11일~18일 사이여서 메르스로 인한 심리적 영향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외식을 꺼리고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등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컸다는 점이 경기판단CSI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메르스가 미친 영향은 소비지출전망CSI에서 잘 드러난다. 메르스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교양.오락.문화비(86), 여행비(89), 외식비(88)는 각 6, 5, 4포인트씩 떨어졌지만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교통.통신비(112)는 1포인트 상승했고, 의류비(99)와 주거비(105)는 1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만 조사가 메르스 파동이 최고조였던 지난 11일~18일간 살사돼 메르스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된 측면도 있다.

실제 메르스가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는 지난주부터는 심리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총재는 24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일부 소비지표들의 부진이 지난주 이후 소폭이나마 완화됐다"며 "지난 주말 백화점, 대형마트, 여가산업의 소비 관련 속보치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감소했지만 감소폭이 1∼2주 전과 비교해서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1년 이상 영향을 미친 세월호 참사와 달리 메르스의 경우 전염우려가 해소되면 빠르게 심리가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부문 별로는 취업기회전망CSI(79)와 금리수준전망CSI(93)이 각 6포인트와 1포인트씩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CSI(90), 6개월후의 생활형편전망CSI(96), 가계수입전망CSI(98), 소비지출전망CSI(105)도 각각 3,6,3,2포인트씩 하락했다.

반면 현재가계부채CSI(104)와 가계부채전망CSI(100)는 2포인트와 1포인트 상승하며 호전됐다.

물가수준전망CSI(131)는 2포인트 상승했으나 주택가격전망CSI(120)와 임금수준전망CSI(115)는 2포인트와 1포인트씩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2.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으며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은 2.5%로 전월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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