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요새 바쁘니까 다음에 가자”
“언제?”
“다음에......”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 등 아빠들의 육아 일상을 담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아빠 육아'는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프렌디족(Friend+Daddy, 친구 같은 아빠)’이라 불리는 아빠들이 늘어났다.
그러나 프렌디족 열풍 속에 속이 검게 타들어가는 아빠들이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힘든 아빠들은 상대적으로 자녀에게 부족한 아빠로 보여 진다.
7살과 4살 자녀를 둔 안준구씨(38. 교사)는 프렌디족 열풍에 감춰진 아빠들의 고충이 많다고 토로한다. 그는 평일 야간자습 감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열시가 넘는다.
5살 자녀를 둔 김창현씨(40. 공무원)는 “아이들이 자주 가는 곳에 가보면 많은 아빠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저는 일 때문에 하루에 10분에서 30분정도 밖에 놀아 주지 못하는데 함께 해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막상 아이와 같이 있을때는 어떻게 놀아주어야 할지 잘 몰라서 스트레스를 받아요”라며 육아 팁이나 사회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육아 전문가 김소희씨는 “아빠 육아가 유행처럼 퍼진 이유 중 하나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며 "이때문에 가사 분담이 필요해졌고 아빠들이 가정일과 육아에 참여하게 되다보니 많은 아빠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씨는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아빠들을 구제하려면 사회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가정일을 여럿이 도왔던 대가족 시대와 달리 핵가족 시대에서는 사회의 도움 없이는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자녀들과 교감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은 같다. 가장 이상의 역할을 요구받는 아빠들에게 현실적인 상황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프렌디족 열풍의 이면에 주목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