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젊은 피' 구자욱은 23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3루 수비 훈련을 했다. "3루수로 구자욱이 선발 출전한다"고 말한 류중일 감독은 취재진의 표정을 둘러본 뒤 이내 "왜 놀라냐"고 웃었다. 물론 3루수도 볼 수 있지만, 3루 수비가 불안하다는 이유로 올해 대부분을 외야수 또는 1루수로 나선 구자욱이었다.
하지만 타율 3할7리에 홈런 8개를 때린 구자욱을 빼기가 아까웠다.
무엇보다 구자욱이 2번을 쳐줘야 류중일 감독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6번 타순을 강화할 수 있다. 6번은 류중일 감독이 최근 몇 년 동안 이승엽을 세우면서 늘 '폭탄'이라고 지목했던 타순이다.
3~5번 클린업인 채태인, 최형우, 야마이코 나바로가 서면 그 뒤에 든든한 6번 타자가 버티고 있어야 점수를 더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이승엽이 다시 6번 타순에 자리한다.
만약 구자욱 대신 김정혁이 3루수로 나선다면 타순은 또 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6번 타순에 김정혁이나 박해민이 서야 한다. 박해민도 타율 2할9푼2리로 활약 중이지만, 아무래도 이승엽보다 방망이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류중일 감독은 "채태인이 없는 상태에서 구자욱을 2번에 놓으면 김정혁이나 박해민이 6번을 쳐야 한다"면서 "6번 타순은 폭탄이다. 3~5번이 잘 치니까 6~7번이 약해지면 중심 타선을 어렵게 승부하고 그 쪽에서 승부를 보려 한다. 그래서 장타가 있는 타자가 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1일 SK전에서는 박해민을 2번으로 당기고 구자욱을 6번에 세웠다.
일단 채태인의 복귀와 구자욱의 3루수 선발 출전으로 타선에 짜임새는 생겼다. 과연 류중일 감독이 기대하는 '6번 강타자'의 효과는 나타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