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한 연극배우 고 김운하씨(본명 김창규·40)의 대학 동창인 만화가 석정현 씨는 22일 CBS 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고인을 연기 열정이 가득했던 친구로 기억했다.
석정현 작가는 "학교 앞 술집에서 마주치면 가끔 막걸리도 나눠 마셨는데 조금 거해져서는, 앞으로 서로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어디서든 서로 자극이 되어주자며 솥뚜껑만한 손으로 내게 악수를 청하던 매서운 눈빛이 간간히 떠올랐다"면서 대학교 3학년 시절의 고인을 회상했다.
그는 특히 '비보'를 접하고 이날 새벽 고 김운하 씨를 추모하며 4컷 만화를 그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석 작가가 올린 '4컷 만화'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시절 축제주점에서 우연히 만나 두 사람이 나눴던 대화를 담고 있다.
석 작가는 당시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정책과 대중 인식에 대한 푸념을 잔뜩 늘어놓았는데 고인은 "노인네 같이 환경 탓은 하지 말죠? 우리"라면서 예술에 대한 순수 열정을 불태웠다는 내용이다.
그는 "젊디 젊은 그가 고독사를 했다는 것도 너무 아픈 일이지만 연기에 열정이 넘쳤던 그가 이대로 잊혀지면 안될 것 같아 그림을 그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죽음을 잊지 않는 것은 비단 그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연극무대 하나만 바라보고 숨쉬는 또다른 김운하(김창규)들을 다시 한 번 돌아보기 위해서라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인은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모 고시원에서 숨진 지 5일만에 발견됐다. 극단 신세계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김씨의 부고를 전하면서 “늘 후배들과 동료들을 진심으로 아끼던 따뜻한 사람이었다”면서 “부디 그가 하늘에서는 더 많은 사랑받으며 편히 쉴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