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평균자책점(ERA)에서 독보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2일까지 1.37로 2위인 두산 유희관(2.85)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리그 유일의 1점대 ERA다.
소화 이닝도 많다. 선발 투수 중 가장 많은 15경기 등판했고, 세 번째로 많은 98⅔이닝을 던졌다. 다승(8승2패)과 탈삼진(85개)도 공동 3위다. 명실공히 올해 최고 투수라고 부를 만하다.
이런 양현종의 맹활약은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MLB) 도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MLB 평가에서 다소 뒤졌던 동갑내기 좌완 라이벌 김광현(SK)을 역전해 한 발 더 앞서가는 모양새다.
▲첫 ML 도전 때는 김광현이 근소한 우위
지난 시즌 뒤 둘은 나란히 해외 진출 자격을 얻어 MLB의 문을 두드렸다. 1년 선배인 류현진(28 · LA 다저스)의 뒤를 잇겠다는 부푼 꿈을 안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몸값에 주저앉았다. 독점 교섭권에 대한 비공개 입찰 결과 김광현은 샌디에이고로부터 200만 달러(약 22억 원) 제안을 받고 협상했지만 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둘은 절치부심, 시즌을 치르고 있다. 김광현 역시 올해 14경기 등판 8승1패의 호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ERA는 3.75로 10위다. 김광현도 잘 하고 있지만 양현종에는 근소하게 밀리는 모양새다.
때문에 올해는 둘에 대한 MLB의 평가가 역전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확실히 지금까지 성적만 놓고 본다면 양현종이 앞서는데 MLB도 주목하고 있는 만큼 몸값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후반기까지 꾸준함 잇는 게 관건"
하지만 올 시즌은 길다. 아직 절반도 치르지 않은 만큼 변수는 있다. 특히 양현종의 경우는 꾸준함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송 위원은 "관건은 이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라면서 "양현종은 지난해 전반기까지는 좋았지만 후반기에는 평범한 투수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류현진 역시 3년째에 부상을 입은 만큼 Consistency(일관성)을 MLB도 집중해서 본다"면서 "김광현 역시 기복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13년에도 양현종은 전반기 9승1패 ERA 2.30으로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왼 갈비뼈 부근 근육 부상을 당한 뒤 후반기에는 2패 ERA 6.08에 머물렀다. 올해는 최근 2년을 뛰어넘은 전반기를 보내고 있으나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더욱이 양현종은 최근 2년 동안 여름 이후 약했다. 지난해 8, 9월 ERA가 각각 5.29와 10.29에 이르렀고, 2013년에도 8월 15.58, 9월 4.09였다.
이를 양현종도 익히 알고 있다. 그래서 스프링캠프부터 페이스를 늦췄고, 여름에도 훈련량을 줄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계획이다. 과연 양현종이 달라진 여름과 후반기를 보내며 MLB 재도전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