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유리·홍주연…피트니스계 '홍자매'를 주목하라

[근육미인 전성시대]① 2015 나바코리아 비키니 종목 나란히 입상

'근육미인' 전성시대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 가꾸는 법을 알려주는 TV프로그램이 잇달아 선보이고, 유승옥, 예정화 등 근육질 미녀들이 연예인 못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런 추세에 맞춰 근력운동을 하는 일반여성들도 급격히 늘고 있다. 왜 이련 현상이 일어났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기사 게재 순서]
① 홍유리·홍주연…피트니스계 '홍자매'를 주목하라

피트니스 '비키니 종목'에서 활약하는 홍유리(33), 홍주연(31) 자매. 사진=황진환 기자
홍유리(33), 홍주연(31) 씨는 자매 피트니스 선수다. '비키니' 종목에서 활약하는 두 자매는 지난 5월 나바코리아 '미스비키니 프로' 부문에서 나란히 2,3위를 차지했다. '비키니'는 울퉁불퉁한 근육질 몸매보다는 여성미를 강조하는 종목이다.

비키니 종목에서 자매 선수는 홍 자매가 유일하다. 유리 씨는 "GX(그룹 액서사이즈) 강사로 일하다가 지인의 권유로", "학창시절 장거리 육상선수"였던 주연 씨는 "재즈댄스, GX 등을 하다가 잡지에서 본 외국 피트니스 선수에 반해" 피트니스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같은 길을 걸을 때 장단점은 뭘까. "국내 여성 피트니스 선수 역사가 짧다보니 관련 정보가 거의 없는데, 운동방법부터 식단, 워킹, 포징까지 동생과 함께 연구하고 준비하니까 둘만의 노하우가 많이 쌓였죠. 옆에서 동생이 연습하면 저도 한 번 더 연습하니까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선의의 경쟁자인 셈이죠."(유리) "피트니스가 외로운 운동이잖아요. 옆에 언니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고, 고민거리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요. 서로 예민해지면 한바탕 싸울 때도 있지만 금방 또 잘 지내요."(주연)

홍 자매의 일과는 초등학생의 방학 일일 계획표처럼 사이클이 거의 일정하다. 필라테스 강사로도 활동 중인 유리 씨의 하루는 기상 후 산책·스트레칭-아침-웨이트트레이닝-점심-수업-저녁-웨이트트레이닝·유산소 운동-취침 순으로 짜여져 있다.

주연 씨 역시 낮시간에 잠시 휴식할 뿐 하루 절반 이상을 운동하며 보낸다. 주연 씨는 "피트니스 선수들끼리 '돈 쓸 시간이 없어서 저절로 돈이 모인다'는 농담을 한다"며 "가끔씩 언니와 커피 한 잔 마시며 수다 떠는 게 가장 큰 낙"이라고 웃었다.

필라테스 연습을 하고 있는 홍유리 선수. 사진=황진환 기자
피트니스 대회에서는 워킹과 포징이 중요한 심사기준이다. 국내 비키니 종목 선수층이 얇다보니 홍 자매는 틈날 때마다 외국 선수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포즈를 연구한다. 끊임없는 연구와 많은 연습 덕분에 몸의 비율이 가장 좋게 보이는 포즈를 찾았고, 이 포즈는 두 선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후배들에게는 워킹과 포징 레슨도 해준다.

유리 씨는 "아무리 몸을 잘 만들어도 몸마다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몸의 장점은 살려주고, 단점은 가려주는 포즈가 최고의 포즈"라고 했다. 주연 씨는 "언니와 제 포즈가 똑같아 보여도 사실 쓰고 있는 근육은 약간씩 다르다. 각자 체형에 따라 근육의 힘을 달리 해 황금비율 포즈를 만든다"고 귀띔했다.

대회 때 입는 비키니도 직접 만든다. "비키니 만들며 몰입하다 보면 운동하면서 쌓인 스트레스가 해소돼요. 운동하기 싫을 때 이 옷 입고 무대에 서는 상상을 하면 열심히 운동하게 돼요."(유리) "비키니 제작비가 만만치 않아요. 경제적으로 절약되고, 제 취향대로 디자인한 옷을 입을 수 있어서 좋아요."(주연)


피트니스 모델 활동을 병행하는 두 자매는 최근 동대문 럭셔리 브랜드쇼에서 아찔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주연 씨는 "무대를 한 바퀴 돌고 서 있을 때 비키니 한 쪽 끈이 툭 끊어졌다. 순간적으로 끈을 잡아서 대형사고는 면했지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웨이트트레이닝에 열심힌 홍주연 선수. 사진=황진환 기자
'근육미인'을 선호하는 최근 추세에 따라 피트니스 선수가 대중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여성미까지 갖춘 비키니 종목 선수에 대한 관심이 유독 뜨겁지만 이러한 관심이 꼭 종목에 대한 이해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여성의 몸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이 아직 많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주연 씨는 "비키니 종목 선수는 근육량도 많지만 지방량도 어느 정도 있어야 된다. 그런 부분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보디빌더 맞느냐'고 비아냥댈 때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유리 씨는 "그래서 평상시 행동거지를 더 조심하고, 대회 때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했다.

그래도 묵묵히 격려해주는 팬들이 훨씬 많다. 팬들은 대회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오는 것은 물론이고, 정성 가득한 선물로 응원의 마음을 표현한다. 선물은 주로 먹는 것.

유리 씨는 "커피, 케이크, 도너츠 등을 받았다. 직접 그린 그림이나 편지를 건네는 분도 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웃었다. 주연 씨는 "고구마, 토마토, 닭가슴살, 프로틴빵 등을 받았다. SNS를 통해 기사나 영상을 올려주는 분도 많다. 팬들과 소통할 때 피트니스 선수로서 가장 보람있고 행복하다"고 했다.

피트니스 선수로서 두 자매의 목표는 뭘까. "우선 아시아 대회를 제패한 다음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대회에 나가서 롤모델 아만다 라토나 같은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요. 한국 피트니스 선수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게 꿈이에요."(주연) "저 또한 동생처럼 유명 선수들과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고 싶고요. 웨이트트레이닝과 필라테스를 합친 새로운 운동법을 고안해서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돕고 싶어요."(유리)

웨이트트레이닝 중인 홍유리(좌), 홍주연(우) 자매. 사진=황진환 기자
두 자매에게는 한 가지 소망이 더 있다. "두 살 터울 막냇남동생(홍영재)이 어릴 때 사고를 당해서 몸이 불편해요. 대회장은 오기 힘드니까 대신 대회 때 찍은 사진이랑 동영상을 보내주는데 엄청 좋아해요. 지금보다 여유가 좀 생기면 동생이 생활하는 재활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그 곳에 계신 분들에게 마사지를 해주고 싶어요."

< 프로필 >

- 홍유리
생년월일: 1982년 9월 29일
입상경력: 2014 머슬마니아 코리아 피규어 숏부문 2위
2014 머슬마니아 코리아 미스비키니 숏부분 5위
2014 GNC Muscle pump-Wff 세계대회 비키니모델 2위
2015.05 나바코리아 미스미키니 프로 2위

- 홍주연
생년월일: 1984년 10월 31일
입상경력: 2014.05 머슬마니아 코리아 미즈 숏 부분 비키니 2위/스포츠 모델 숏 부분 2위
2014.06 머슬마니아 마이에미 세계대회 미즈 비키니 5위
2014.10 머슬마니아 미즈 비키니 미디엄 부문 1위/스포츠 모델 그랑프리 챔피언
2015.05 나바코리아 미스미키니 톨 28세 초과 부분 금메달
2015.05 나바코리아 미스미키니 프로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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