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선 김무성, 고립무원 유승민…여당 투톱에 균열조짐?

정의화 국회의장의 국회법 중재안에 대해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달 말 법 통과과정에서 연합전선을 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투톱 지도부 사이에 균열 조짐이 옅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벽, 공무원연금법과 연계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될 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는 한 뜻이었다.


의원총회에서 일부 율사출신 의원들의 위헌주장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국회법 개정안에 강제성이 없고 따라서 위헌소지도 없다며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내 율사출신 의원들의 자문을 받던 그날 밤에도 두 사람은 함께 했다. 그런데 정의화 국회의장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중재안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의지를 굽히지 않자 김무성 대표의 입장이 조금 변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9일, 황교안 국무총리 면담이 끝난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성쪽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했다.

그는 "분명히 우리는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성이 없다고 생각해 국회에서 가결시켰는데, 이후 국회의장께서 자구수정한 것만 봐도 다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면서 "어쨌든 정부의 입장에서 법제처에서 검토해 입장을 밝힐 것이고, 정부에서 확실하게 입장을 취하면 맞춰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루전인 18일에는 "다수의 헌법학자들이 '위헌성이 있다'고 이야기해서 난감한 상황"이라며 "대통령 입장에서 위헌성이 분명한데 그걸 결재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한 일이 있어 19일 발언은 더욱 미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거부권이 행사된다고 하더라도 재의결을 통해 법안을 확정할 생각은 없다는 뜻으로 들릴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유승민 원내대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심기는 상당히 불편해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19일, "언론보도만 봐서 (김무성 대표의 말의) 정확한 뜻은 잘 모르겠다"면서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당-청간 줄다리기에서 최대 동맹군인 김무성 대표의 입장이 변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아직 확실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유 원내대표측 핵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유 원내대표는 거부권 행사건 법안의 공포건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이중의 전제를 두고 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실제로 거부권이 행사된다면 의원총회를 해봐야 결론을 알것"이라고 말했지만 원내대표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2월 유 원내대표 당선이후 순항해온 여당 투톱 체제에 틈이 생길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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