쩍쩍 갈라진 논밭 "하늘만 쳐다보는데…"

충남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의 천수답. 가뭄이 이어지면서 땅이 갈라지고 어린 모는 노랗게 타들어가고 있다.
“해마다 가물었는데, 올해가 더 심하네요.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데...”

충남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에서 만난 이 마을 이장 김중록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화산리 일대는 하늘에서 비를 내려주지 않으면 농사를 짓기 어렵다는 천수답이 몰려 있다.

이 마을은 물을 끌어올 곳이 없다. 송석저수지와 궐골저수지에서 떨어져 있어, 지하수를 뽑지 않는 한 물길을 댈 수 없다.

화산리 아랫마을은 최근 예산군에서 지하수를 뚫어 관정 3곳을 설치해 논에 그나마 물이 자박자박하게 있었다.

하지만 좁은 농로와 숲길을 거슬러 올라가 위치한 천수답은 땅이 쩍쩍 갈라져 있었다. 심은 지 얼마 안 된 모는 노랗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예산군 대술면사무소 박찬만 산업계장은 “살수차를 동원해서라도 물을 뿌려주고 싶은데 차가 들어올 수 없는 곳이어서 우리도 속이 타들어간다”고 했다.


박 계장이 끌고 온 산불진압용 1톤 트럭으로 50번은 왔다 갔다 해야 하루 물을 댈 수 있다고 했다.

이장 김중록씨는 “그나마 봄에 비가 조금 온 것을 가둬나서 모내기라도 했는데, 지금은 하루 하루가 힘들다”고 전했다.

충남 곳곳에서 가뭄으로 타들어가면서 저수율이 44.3%까지 내려간 상태다.

태안과 서산 지역 천수답을 중심으로 98.5ha에서 모내기가 늦춰지고 있고, 241.4ha에서는 물 마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고구만와 생강, 옥수수 등 43.8ha에서 밭작물도 시들어가고 있다.

충남도는 21억7천여만 원을 투입해 130여 곳에 관정을 개발하고 간이양수장 5곳을 설치하는 등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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