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 박 터지는 한국영화…"방학 맞은 대학생 표심 관건"

'쥬라기 월드' 제친 '극비수사'…내주 줄줄이 개봉 기대작들과 치열한 경쟁 예고

김윤석 유해진 주연의 '극비수사'가 개봉 첫날인 18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쥬라기 월드'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면서, 다음주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기대작 들과의 박 터지는 경쟁에 불을 댕겼다.

1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극비수사(매출액 점유율 42.9%)는 전날 전국 722개 스크린에서 3979회 상영돼, 18만 1737명을 동원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다.


지난 11일 개봉해 1위 자리를 지키던 쥬라기 월드(32.5%)는 996곳 상영관에 5230회 걸리며 스크린 수에서 극비수사를 압도했지만, 11만 9662명을 모으는데 그쳐 2위로 한 계단 내려섰다.

이날 영화 칼럼니스트 김형호 씨는 "예매 성향을 보면 극비수사와 쥬라기 월드는 연령비와 성비 면에서 유사했다"며 "극비수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쥬라기 월드에 대한 만족도가 기대치만큼 높지 않아, 서로 뺐고 뺐기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김 씨에 따르면 특정 영화에 대한 기대치는 초반 예매점유율과 개봉 첫 주말 관객수로 엿볼 수 있다. 반면 해당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점으로 드러난다.

그는 "한 영화에 대한 기대치와 만족도 사이의 격차가 클수록 개봉 2주차 좌석점유율이 낮고 관객 감소율이 높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다"며 "쥬라기 월드의 관객 비중은 30, 40대보다 20대가 많았는데, 결과적으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마찬가지로 초반에 주요 관객층인 20대가 크게 몰린데다, 기대치와 만족도 격차가 2주차 관객수에 영향을 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의 영향으로 관객들이 사람 많은 영화관을 꺼리게 된 환경에서, 언론시사 등을 통해 호평을 얻은 작품 가운데 극단적으로 한 편만 선택하는 경향도 엿보인다"며 "호평을 얻은 극비수사가 적은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쥬라기 월드를 누를 수 있었던 데는 이러한 경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소수의견'과 '연평해전'…그 사이 '나의 절친 악당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상대로 한 극비수사의 선전은, 다음주 줄줄이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 기대작 3편과의 치열한 대결 구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24일에는 윤계상 유해진 주연의 '소수의견'과 김무열 진구 주연의 '연평해전'이 나란히 개봉하는 데 이어, 이튿날인 25일에는 임상수 감독의 '나의 절친 악당들'과 김기덕필름의 '메이드 인 차이나'가 관객과 만난다.

김 씨는 "기말 시험을 마친 대학가가 이번 주 방학에 들어간다"며 "결국 20대를 등에 업고 개봉 첫 주 100만 관객을 돌파해 '재밌다'는 입소문을 얻는 한국영화의 성공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소수의견과 연평해전은 '이 영화를 보겠다'는 유료 관객층이 명확하다는 특징을 지녔는데, 연평해전의 경우 메르스 사태로 인해 개봉일을 6·25 하루 전인 24일로 연기해 영화 배경과도 부합하게 됐다는 점에서 승산을 높였다"며 "그럼에도 개봉 첫 주 연평해전에 대한 만족도가 낮으면 2주차에 힘들 텐데, 이는 소수의견에게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소수의견의 개봉 첫 주말 평점이 9점대로 높으면 다소 불리한 시장 분위기를 뚫고 롱런의 가능성을 열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나의 절친 악당들이 딱 연평해전과 소수의견 사이에 있는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라는 점을 살려 20대 초반과 여성 관객들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