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18일 잠실에서 열린 LG와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원정에서 3-5 패배를 맛봤다. 전날 상대 에이스 헨리 소사에게 당한 0-5 완봉패까지 연패를 안으며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이날 KIA는 승리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 마운드에서 베테랑 서재응(38)이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쳐줬다. 좌익수 나지완과 3루수 이범호도 육중한 몸에도 슬라이딩과 점프 캐치를 선보이며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선보였다.
하지만 발톱이 빠진 발로는 힘껏 방망이를 채지 못했다. 이날 KIA는 매이닝 주자가 나섰다. LG보다 2개 많은 안타 12개, 1개 많은 볼넷 3개를 얻어냈지만 득점에서는 뒤졌다. 잔루도 LG보다 4개 더 많은 10개나 됐으니 이길 리 만무했다.
6회가 가장 아쉬웠다. KIA는 선두 타자 나지완이 사구로 출루한 뒤 대주자 고영우를 냈다. 4번을 교체하는 강수였다. 하지만 KIA의 승부수는 무위로 돌아갔다. 5번 이범호가 3루 쪽 뜬공을 때렸고, LG 내야진이 이를 땅볼로 처리하며 이범호 대신 1루 주자 고영우를 잡아낸 것.
이후 김주형의 좌선상 2루타가 나왔지만 느린 이범호는 3루에 멈췄고, 대타 김원섭의 뜬공과 이성우의 삼진으로 KIA는 선취점 기회를 또 잃었다. 6회말 무실점 역투하던 서재응이 상대 루이스 히메네스에게 불의의 선제 홈런을 맞고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7회는 더 아쉬웠다. 동점을 냈고, 역전까지 바라볼 기세였지만 잇딴 작전 실패로 흐름이 끊겼다.0-1로 뒤진 가운데 KIA는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호기를 맞았다. 그러나 2번 김호령의 희생번트 때 2루 주자 강한울이 3루에서 아웃됐다.
설상가상, 김주찬의 뜬공으로 2사가 됐다. 보다 못한 KIA 벤치는 전날 사구의 여파로 휴식을 주려던 브렛 필을 대타로 냈고, 동점 적시타로 필은 화답했다. 필은 2루까지 훔치며 2사 2, 3루로 LG를 몰았다. 역전 분위기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루 주자 김호령이 상대 바뀐 투수 정찬헌의 2루 견제 속임 동작에 걸려 홈으로 뛰어들다 협살에 걸려 횡사했다. 타석에 있던 타자는 이날 타격감이 좋던 이범호였기에 더 아쉬웠다. 이범호는 2회 비록 파울이 됐지만 홈런 타구를 날렸고, 8회는 2루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KIA는 올해 타선의 예리함이 떨어진다. 팀 타율 2할5푼6리로 신생팀 케이티와 최하위를 다투고 있다. 득점권 타율이 그나마 낫다지만 2할5푼9리로 7위다. 팀 득점(평균 4.6점)도 케이티(4.44점)에만 간신히 앞선다.
특히 해결사가 부족하다. '효자 용병' 필이 그나마 타점 10위(49개)다. 팀내 타점 2위는 1번과 3번을 오가는 김주찬(34개)이다. 필이 빠지면 답이 없어 하루도 쉬지 못했다. 팀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팀내 타점 1위(88개) 안치홍의 군 입대 공백이 있으나 2, 3위였던 이범호(82개), 나지완(79개) 등이 더 분발해야 한다. 올해 이범호는 타율 2할2푼3리 31타점, 나지완은 1할8푼3리 10타점에 머물러 있다. 시즌 초반 반짝했던 최희섭(타율 2할5푼6리, 20타점)도 2군에 내려가 있다.
당초 KIA는 올 시즌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그럼에도 올 시즌 꾸역꾸역 승률 5할 언저리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타선만 받쳐준다면 가을야구도 아예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호랑이 군단이 언제쯤 발톱과 이빨의 날을 세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