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총리, 전관예우 교과서 새로 썼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모두에게 안좋은 선택
-정부 안으로는 청년고용 안 늘어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정진후 원내대표 (정의당)
제3당인 정의당의 원내지도부가 지난 9일 새롭게 구성됐습니다. 원내 사령탑을 이끌 원내대표로 정진후 의원이 선출됐는데요. 정의당 정진후 신임 원내대표가 보는 정치권 현안에 대한 입장,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진후 원내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정진후>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먼저 당선 축하드리겠습니다.
◆ 정진후> 감사합니다.
◇ 박재홍> 지금 우리 국회는 160석의 여당과 130석의 제1야당이 주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런 만큼 정의당의 목소리를 내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네요. 어떠신가요?
◆ 정진후> 그렇습니다. 현재 국회법이 교섭단체 제도를 통해서 국회운영을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로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소수 정당의 목소리가 묻혀버리는 게 일쑤인데, 이렇게 교섭권이 없는 소수정당으로써 어떻게 버려지고 외면당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느냐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고 숙제입니다.
◇ 박재홍> 원내대표로 선출되신 다음에 첫 국회 본회의가 어제 있었습니다. 황교안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준 처리를 위한 본회의였는데, 표결에 불참하셨어요, 정의당은.
◆ 정진후>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어떤 이유에서였나요?
◆ 정진후> 첫 번째로 인사문제는 단독 처리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누누이 밝혀왔고요. 그 다음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우리당 박원석 의원이 후보자에 대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제기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자료 제출의 불성실이었는데요. 저희들은 전관예우의 새로운 교과서를 황교안 후보자가 쓰셨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또 박근혜 정부 들어서 계속되는 인사와 관련된 문제, 이게 국민들은 조금 제대로 된 자격과 조건을 갖춘 후보자가 공직에 임명되는 게 좋지 않겠느냐라고 하는 그런 바람들이 있죠. 그런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고, 특히나 아까 말씀드렸던 단독처리가 이루어졌고, 이래서 저희들이 불참을 했는데. 이후 정치상황을 위해서도 분명한 견해를 표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원총회의 판단에 따라서 불참을 선택했습니다. 제1야당도 참여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을 보면, 참여를 통한 반대는 이후 정치상황을 염두에 둔 선택일 뿐이지, 사실상 참여 거부에 해당된다고 저희들은 보고 있거든요.
◇ 박재홍> 하지만 무조건 불참을 선언하기보다는 여당과의 협상을 통해서 실익을 취하는 것도 필요한 전략이 아니었냐, 이런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 정진후> 참여와 관련해서 합의했던 내용은 두 가지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총리인준을 받은 다음에 총리가 되셔서 국회에 출석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것. 두 번째는 운영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와 관련된 제도개선을 논의한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저희들이 요구했던 것은 후보자로서의 타당한 설명과 입증이었지, 총리가 된 다음에 유감을 표명하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다고 봤고요. 두 번째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자 하는 것은 지금까지 새누리당에서 계속 줄기차게 요구해 오고 있습니다. 도덕성 문제는 비공개로 하자, 이것은 공개적으로 새누리당이 요구했던 것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청문회 제도와 관련해서 운영위원회에서 다시 새롭게 논의한다 할지라도 오히려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키는 논의가 될 것이 뻔하다, 그런 차원에서 실익이나 합의, 이것은 전혀 의미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 박재홍>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면 황교안 신임총리에 대해서 뭐랄까요. 역할을 기대하지 못한다. 반쪽총리로 전락할 것이다, 이런 의견도 갖고 계신 건가요?
◆ 정진후>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렇지만 현재 여당 의석수가 160석이었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아도 여당 단독으로 처리를 당연히 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요. 최대한 야당측에서는 얻을 걸 충분히 얻어야 하지 않았느냐 그런 지적도 있을 것 같은데요.
◆ 정진후> 그건 명분이었을 뿐이지 실질적으로 얻은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들이 불참을 선택했고요. 이후에 좀 더 나은 제도적 개선의 노력이라든지, 또 이런 불참을 통한 반대를 통해서 이후 이러한 문제들이 어떻게 개선되어야 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좀 더 명확하게 던져주자는 취지였죠.
◇ 박재홍> 알겠습니다. 황교안 총리 인준이 끝나면서 남은 쟁점은 국회법 개정안 문제일 것 같은데요. 청와대에서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죠. 거부권 시사가 나오고 있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정진후>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섭단체 대표 분들이 동의해서, 그리고 국회의장께서 ‘요구’를 ‘요청’으로 수정한 것도, 사실상 어떻게 보면 입법부의 입장에서는 굴욕이고 눈치보기라고 할 수 있거든요. 또 이 국회법을 개정할 당시에 새누리당 율사 출신 의원들께서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위헌 소지가 없다, 정부의 행정입법을 제한하거나 통제하지 않는다, 이것이 중론이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보더라도 이건 거부권 행사의 타당성이 없는 것이죠. 만약에 거부권을 행사하게 된다면, 스스로 입법부 위의 권력임을 행정부가 자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또 거부권이 막상 행사되었을 때 여당의 균열은 좀 굉장히 걱정되는 것이고,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 역시 대통령에게 고스란히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정치를 위해서도 그리고 행정부를 위해서도, 입법부를 위해서도, 거부권 행사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런데 개정 국회법이 현재 굉장히 논란이 있는 것이 강제성 문제 아니겠습니까? 여야 간에도 입장이 다른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강제성이 있나요? 짧게 말씀하신다면?
◆ 정진후> 저는 강제성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행정입법이 사실상 모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서 제정되고 시행된 행정기법의 문제는 누누이 지적돼 왔기 때문에, 이것을 개선할 수 있는 여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알겠습니다. 정의당 정진후 신임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습니다. 메르스 정국 속에서 지난 17일에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 방안’을 발표를 했죠. 청장년간 상생고용과 원하청의 협력.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상생 촉진이 골자 내용인데,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방안.
◆ 정진후> 한마디로 그렇습니다. 노동자의 해고를 자유롭게 하고 임금을 깎겠다, 이것이 요지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양대노총의 반응이 이 정책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부의 정책 특징 중에 하나가 사실상 좋은 말이나 달콤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인데, 이번 노동시장 구조개혁방안에서도 ‘협력이다, 상생이다, 지원이다’ 이런 단어를 사용해서 본질을 흐리고 있지만, 말씀드렸던 대로 해고를 자유롭게 하고 임금은 깎겠다는 것이 이 정책의 주요한 골자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 박재홍> 임금피크제가 특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 정진후> 그렇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회사를 지원해서 청년 고용을 늘린다고 하는 그럴 듯한 발상인데, 그런 점에서 취업규칙변경 가이드라인을 두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노조의 동의 없이도 이런 취업규칙변경이 가능하도록 절차와 기준을 명확히 만들겠다는 것인데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 이건 이제는 사용자가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노동자들의 임금삭감에 나서겠다는 것이죠. 그리고 돈으로 기업을 지원해서 청년 고용을 확대한다고 하는 것인데, 현재 정체돼 있는 일자리 내에서 이런 정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행되고 나타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대단히 큰 의문이고요. 그런 점에서 우리 당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청년고용을 의무화하자는 법안을 현재 내놓고 있거든요. 현재는 이것이 공공부분에 한시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의무적으로 실시를 하도록 하자 하는 것인데, 대기업에게 청년일자리 창출의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 한 이런 방법으로는 청년고용은 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정부 주장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청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는 게 논리 핵심 아닙니까? 그러면 정부 계산 어디에 허점이 있는 건가요?
◆ 정진후> 이제까지 대기업에게 모든 혜택을 주면서 사실상 고용을 늘리고 하는 것을 유도했지만 대기업은 돈을 쌓아놓고 있었지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전혀 게을렀어요.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렇게 지원해 준다면 그것은 기업을 위한 지원이지 사실상 일자리를 늘리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정부정책을 통해서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까지의 판단은 정부의 어떤 정책은 청년일자리와는 관계 없는 것이다, 이런 판단이신 것 같네요.
◆ 정진후> 그렇습니다.
◇ 박재홍> 최저임금 문제도 짧게 짚어보면요. 정의당은 노동계와 함께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하자, 이 방안을 요구하고 계신 거죠?
◆ 정진후> 그렇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공공부문부터 최저임금이 아닌 시중노임단가가 8100원에서 8300원 정도 되거든요. 이런 시중노임단가를 공공부분에서 먼저 적용을 해서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것이었는데, 왜 그러냐면 최저임금 1만원은 가족 생계비뿐만 아니라 1인 생활비에도 사실상 미달되는 금액입니다. 그리고 최저생계비를 1만원으로 올리게 되면 노동자의 소득이 높아지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이 소득이 곧 시장에 돌게 돼서 사실상 내수경기를 진작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중소영세사업자나 소규모 자영업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대기업에게 돌아가던 특혜를 이런 중소영세사업자나 소규모 자영업자에게 지원을 해 줘서, 사실상 그 분들이 조그마한 회사에서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자, 그런 차원에서 우리 당은 최저생계비 1만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다소 무리한 부분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 대한 지원책을 통해서 보완을 해야 한다.
◆ 정진후>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이런 입장이시군요.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정진후> 고맙습니다.
◇ 박재홍> 정의당의 정진후 원내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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