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조범현 감독이 껄껄 웃었다. 잔인했던 막내 구단의 4~5월. 하지만 케이티는 6월 9승5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조금씩 팀으로 변해갔고, 투타 모두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최하위지만, 더 이상 승리 자판기가 아니다. 조범현 감독이 아팠던 4~5월을 돌아보면서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케이티는 5월까지 10승42패를 기록했다. 이 페이스라면 KBO 리그 최초의 100패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쓸 가능성이 농후했다.
어쩔 수 없었다. 5월까지 케이티는 하나의 팀으로 보기가 어려웠다.
조범현 감독은 "이제야 조금씩 팀이 되고 있다"면서 "사실 이해는 됐다. 여기저기서 모인 선수들이라 경기 중에도 서로 안 맞았다. 새로 시작하는 만큼 자기들끼리도 눈치를 봤다"고 설명했다.
2년 전 1군 무대에 뛰어든 NC와 달리 선수 수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앤디 시스코는 일찌감치 짐을 쌌고, 필 어윈 역시 언제 방출되도 놀랍지 않다. FA로 데려온 선수들도 당시 NC가 영입한 FA에 비하면 약했다. 쉽게 말해 뛸 선수 자체가 부족했다.
조범현 감독은 "지금도 어렵다. 방출 선수, 신고 선수들이 많다. 어쩔 수 없이 기용할 수밖에 없다. '내일은 빼야지' 해도 또 라인업에 적고 있다"면서 "그나마 지금은 외국인 타자 2명이 있어서 타선이 조금씩 들어맞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멀리 보고 있다. 단순히 올해 성적만으로 케이티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
특히 투수진에서는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엄상백, 정성곤 등과 함께 주권, 홍성무, 심재민 등을 꾸준히 기용할 예정이다. 케이티가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조범현 감독은 "어려운 시간이 단단한 밑바닥이 돼서 하나씩 쌓아가는 과정이라 보면 된다"면서 "엄상백 같은 선수들이 다른 팀이었으면 1군에서 던지겠냐. 2군에서 한창 던져야 할 때 우리 팀에서는 다 1군에 있다. 잘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