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17일 대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 원정에서 7-8 역전패의 아픔을 겪었다. 9회초까지 7-4로 앞서다 9회말 대거 4실점, 거짓말처럼 경기를 내줬다.
이날 두산은 팽팽한 접전 속에 승기를 잡았다. 4-4로 맞선 7회부터 삼성 최강 불펜을 상대로 3점을 뽑았다. 특히 홀드와 세이브 1위 안지만과 임창용으로부터 8, 9회 점수를 뽑아냈다. 전날 승리까지 1승4패 상대 전적 열세를 만회할 기회였다.
하지만 9회, 1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8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노경은은 9회 까다로운 첫 타자 박해민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그러나 베테랑 박한이에게 3루타를 내주며 흔들렸다. 9회말 교체 투입된 좌익수 장민석이 무리하게 타구를 잡으려다 뒤로 빠뜨린 게 화근이었다.
이후 노경은은 대타 구자욱에게 적시타를 내준 뒤 채태인에게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에 몰렸다. 결국 삼성 4번 타자 최형우에게 2볼로 몰린 가운데 던진 3구째 직구도 가운데 몰리며 뼈아픈 중월 역전 결승 끝내기 3점포로 연결됐다.
두산은 지난달 25일 이후 탈환했던 선두를 허무하게 내주면서 '1일 천하'로 막을 내리게 됐다. 삼성에 0.5경기 차 2위로 내려섰다.
▲잇딴 참사, BS 1위에도 선두권 경쟁
사실 두산은 올해도 충격적인 대역전패의 기억이 적잖다. 장원준의 가세로 상대적으로 안정을 찾은 선발진에 비해 뒷문이 불안한 까닭이다.
지난 6일 넥센과 목동 원정도 비슷했다. 두산은 상대 에이스 앤디 밴 헤켄을 두들겨 4회까지 8-1로 앞섰다. 그러나 야금야금 점수를 내주더니 9회말 노경은이 김민성에게 동점 2점 홈런, 연장 10회말 김하성에게 끝내기 솔로포를 내주며 고개를 떨궜다.
올해 두산은 블론세이브 최다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17일 노경은이 1개를 추가하면서 10개로 KIA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최소팀인 SK(3개)보다 무려 3배 이상이나 많다.
이러고도 선두 싸움을 펼친다는 게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블론세이브가 많으면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KIA(9개), 롯데(7개) 등 역시 블론세이브가 적잖은 팀은 시즌 성적에서 각각 7, 8위에 머물러 있다. 반대로 삼성(4개), NC(5개) 등은 1, 3위로 상위권 성적이다. 팀 타율 4위(2할8푼1리)인 두산은 팀 평균자책점(ERA)도 9위(5.18)까지 처져 있다.
두산은 당초 마무리던 윤명준이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5월에만 4패를 안는 등 블론세이브 5개로 시즌 전체 1위다. 이에 노경은이 5월 하순부터 마무리를 맡았다. 이후 지난 6일 한번 참사를 겪긴 했으나 4세이브를 올리며 안정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17일 또 다시 뒷문에 불이 난 것이다.
두터운 선수층에도 유독 불펜만은 불안했던 두산. 과연 올 시즌 블론세이브 1위의 불명예와 그럼에도 1위를 달리는 미스터리를 씻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