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병원장 "심려끼쳐 너무 죄송"…2차례 고개 숙여
참석자들 "표현은 부드러웠지만 대통령 표정·분위기는 질타성"
박 대통령의 이날 메르스 대응 현장 방문 일정은 정부세종청사에 꾸려진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및 즉각대응 태스크포스(TF)에 이어 충북 오송 보건의료행정타운 내의 국립보건연구원을 찾는 것으로 짜여졌다.
박 대통령이 송 원장을 만난 것은 마지막 일정인 보건연구원 방문 때였다. 검사지원 총괄반 사무실 및 메르스 대응 비상 실험실을 둘러본 박 대통령은 보건연구원장실에서 송 원장을 별도로 접견했다.
접견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우주 즉각대응 TF 공동팀장, 청와대 이병기 비서실장,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도 배석했다.
송 원장이 박 대통령의 현장 방문 장소에 나타난 것은 청와대의 호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은 정보 공개와 방역 관리 소홀 등으로 제2의 메르스 확산 진원지가 된 삼성서울병원 책임자에 대한 '질타' 성격의 자리가 마련된 셈이다.
박 대통령은 "갑자기 오시느라고… 연일 수고가 많으시다"라며 송 원장에게 인사를 한 뒤 "메르스 확산이 꺾이려면 전체 환자의 반이 나오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이 어떻게 안정이 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굳은 표정으로 "전부 좀 투명하게 공개됐으면 하고", "더 확실하게 방역이 되도록 해주시기 바란다", "적극적으로 좀더 협조해 힘써 주시기 바란다", "메르스 종식으로 들어가도록 책임지고 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질책하듯 발언을 이어갔다고 배석자들은 전했다.
이에 송 원장은 "메르스 사태 때문에 대통령님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 너무 죄송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거의 90도로 굽혀 박 대통령에게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접견을 마치고 보건연구원장실을 나가려다 다시 송 원장에게 다가가 "보수적으로 이렇게 하실 필요가 있다. 잘해 주시기 바란다"고 재차 주문했고, 송 원장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문 장관으로부터 메르스 대응현황을 보고받고 나서도 굳은 표정으로 삼성병원 방역대책을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보건당국에서 삼성병원에 들어가 완전히 통제를 하고 있는 상황이죠. 확실하게 돼가고 있는 거죠"라고 다짐받듯 물은 뒤 "삼성병원 외 또 확진환자가 어떤 병원에 생겼다면 신속하게 강한 행정력을 가진 공무원과 즉각대응팀 전문가, 병원장 3자가 앉아서 폐쇄 등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삼성병원장을 거기까지 부른 것 자체가 질책"이라며 "송 원장이 민간인이다 보니 관료에게 하는 것과 같을 수는 없었지만 표정이나 분위기는 질타 성격이 짙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