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임금피크제 도입 강행…노동계와 타협 여지 남겨

노동계 요구 일부 수용...돌파구 마련 미지수

자료사진 (박종민 기자)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선방안을 통해 민간부문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강행하기로 했다.

노동계 반발을 감안해 노동계 요구사항들을 일부 수용하기로 했는데 돌파구가 마련될 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임금피크제 도입과 청년고용 등을 담은 1차 노동시장 개혁안을 내놨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된 이후 노동시장 개혁이 주춤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다시 개혁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

핵심은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는 노사 합의 없는 임금피크제 도입이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인 청년과 기성세대인 중ㆍ장년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세대간 상생고용을 촉진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는 공공부문부터 임금체계 개편 등을 통해 임금피크제 조성 분위기를 형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16~2017년 총 6700명의 신규채용을 목표로 각 기관이 임금피크제도를 설계토록 유도해 이를 경영평가에 반영한다.

간부직에만 적용되던 성과연봉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성과에 따라 임금에 차등 적용한다.

민간기업의 임금피크제 확산을 위해 취업규칙 가이드라인도 변경할 방침이다.

다만 가이드라인 확정 일정은 구체적으로 못 박지는 않고, 노동계와 타협할 여지도 남겨뒀다.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되는지 여부에 따라 노사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노동계의 의견을 수렴하며 협의를 해 나가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금피크제 모델 개발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조선과 금융, 제약, 자동차, 도소매 등 6개 업종을 선도업종으로 정해 임금피크제 모델 개발 및 적용을 추진한다.

또 30대 기업과 중점관리 대상 사업장(551개소)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지도하고 지원할 계획이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다음달 31일까지 청년 집중취업지원기간을 설정해 보다 많은 구인기업을 개척하고,대학과 지방자치단체, 유관기관과 지역별 일자리모델도 발굴할 계획이다.

취업난이 심각한 인문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등 기술교육을 강화해 취업을 유도하고, 해외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해외취업시스템도 보다 강화한다.

이와함께 정부는 원청이 하청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목적으로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하면 출연금의 7%를 세액공제해 주는 세제혜택안을 마련한다.

또 납품단가 조정신청 기한을 기존 7일에서 20일로 연장하는 등 하청기업의 협상력을 강화하는 한편 하도급대금 미지급이나 지연 지급과 같은 불공정거래 관행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상생 촉진 방안도 내놨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조치로 고용형태별 맞춤형 가이드라인을 제ㆍ개정할 방침이다.

기간제의 경우 상시ㆍ지속 업무에 대한 정규직 고용 원칙을 규정하고, 정규직 전환 대상자의 평가, 선정 및 전환기준, 방법 등을 공지할 계획이다.

사내하도급 근로자도 원청의 동종ㆍ유사업무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의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특수형태업무종사자는서면계약 의무화, 부당계약해지 제한 등의 내용을 가이드라인에 담을 예정이다.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안정성 제고를 위한 입법 등 조치가 필요한 사항과 노사정간 추가 논의키로 한 과제 등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오는 8~9월 중 2차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노동계의 반발은 거세다.

2차 총파업을 예고한 민주노총은 이날 서울 세종청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오는 27일에는 정부 주도의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반대하는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국노총도 오는 30일까지 총투표를 거쳐 7월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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