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진드기, 떼어내도 머리는 피부에 박혀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서재화 (국립환경과학원 연구원)

메르스 사태로 뒤숭숭한 요즘, 야생진드기도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4일, 야생 진드기에 물린 한 남성이 고열에 이은 패혈증 증세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죠. 점차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기 때문에 '살인 진드기'에 대한 공포감도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풀밭에 모든 진드기들이 다 위험한 것인지, 치사율은 얼마나 되는 것인지, 국립 환경 과학원의 서재화 연구관과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연구관님, 안녕하세요.

◆ 서재화>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지난 주말에 이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자까지 발생했는데요. 그래서 '살인 진드기'란 표현까지 있어요. 이게 맞는 표현입니까?

◆ 서재화> '살인 진드기'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진드기에 물려서 사망했다'라기보다는 진드기를 통해서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이라는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질병이 생기고 사망한 것입니다. 단지 진드기에 물려서 사망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살인 진드기'라는 표현보다는 우리가 보통 부르는 '야생 진드기'라고 부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모든 진드기가 위험한 게 아니고 말씀하신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SFTS)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위험한 거라는 말씀이네요.

◆ 서재화>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진드기 종이 따로 있는 건가요?

◆ 서재화> 그렇습니다. 모든 진드기가 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건 아니고요. 전세계적으로 보면 진드기가 900여 종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90%는 인간한테 전혀 해가 없고요. 10% 정도의 흡혈 진드기들이 그 병균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SFTS(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 바이러스를 옮기는 진드기는 우리나라에 보통 3종류가 있는데요. 작은소피참진드기하고 일본참진드기, 개피참진드기 이렇게 세 종류가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흡혈 진드기라면 사람 피를 빨아먹는 진드기인거죠?

◆ 서재화> 네, 진드기는 사람 피뿐만 아니라 동물의 피를 빨아먹게 됩니다. 진드기가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한 3번 정도의 피를 빨아먹는 시기가 있는데요. 그 시기에 동물이나 사람에게 붙어 흡혈을 하게 되는 거죠.

◇ 박재홍> 그런데, 우리가 생활하면서 이 진드기가 흡혈 진드기인지, SFTS에 감염된 진드기인지 전혀 알 수가 없는게 사실인데요. 눈으로 흡혈 진드기가 보입니까?

◆ 서재화> 눈에는 보입니다. 보통 진드기 크기가 2.5mm 정도가 되고요. 흡혈을 하게 되면 10mm 정도까지 커지게 됩니다.

◇ 박재홍> 흡혈하면 1cm 정도까지 커지는군요. 정말 눈에 보이겠어요.

◆ 서재화> 흡혈하기 전에는 2.5mm 크기고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런데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된 진드기에 물리면 병에 걸리는 거잖아요. 만약에 감염이 되면 증상은 어떤가요?

◆ 서재화> 사람이 이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될 경우, 증상이 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1~2주 정도 되거든요. 1~2주가 지난 이후, 이유 없이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 병을 의심해봐야 됩니다. 이 병은 주로 혈소판이 감소되면서, 혈액이 응고되지 않는 현상을 보입니다.


◇ 박재홍> 굉장히 위험하네요. 진드기가 주로 서식하는 장소라든지 지대는 어딘가요?

◆ 서재화> 진드기는 주로 풀밭이라든지, 초지같은 곳을 참 좋아합니다. 진드기가 이런 곳에 숨어 있다가 사람이나 동물이 그 풀을 스치고 지나가게 되면, 감지를 하고 그때 바로 부착해서 흡혈을 합니다.

◇ 박재홍> 진드기가 몸에 붙으면 쉽게 뗄 수도 없나 보네요.

◆ 서재화> 진드기가 몸에 붙으면 바로 흡혈을 해요. ‘살을 파고 든다’고 얘기를 하죠. 그렇기 때문에 진드기를 떼기가 쉽지 않고요. 만약 그냥 손이나 물리적으로 떼게 되면, 머리 부분이 잘려서 머리 부분은 그대로 살 안에 박혀있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진드기를 떼어낼 땐, 몸통을 충분히 다 드러낼 수 있도록 치료를 해 주어야 됩니다.

◇ 박재홍> 옷을 입어도 문제가 되는 건가요? 그걸 뚫고 들어올 수 있습니까?

◆ 서재화> 옷을 입었을 경우에는 뚫고 들어오지 못합니다. 그래서 긴 옷이라든지 긴 바지를 입는걸 권장을 하고요. 윗옷의 소매라든지 바지에 말단을 여며주는 것도 권장합니다.

◇ 박재홍> 등산하시는 분들 참고 해 주시면 좋겠고, 농사일 하시는 분들도 주안점을 두셔야 할 것 같아요. 감염될 경우 치사율도 높은데요. 치료제는 없는 겁니까?

◆ 서재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바이러스성 질병은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나 백신이 없습니다. 특별한 치료방법은 없고요. 현재로서는 환자의 증상에 따라 대처를 하고 있습니다.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그래서 예방이 더욱 중요합니다.

◇ 박재홍> 말씀 들으니까 굉장히 심각하게 들리네요. 스스로 주의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겠네요.

◆ 서재화>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 질병에 걸린다고 모든 사람이 다 사망을 하는 건 아닙니다. 이 질병에 걸리더라도 건강한 사람은 크게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지병이나 만성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면역력이 저하돼서 합병증에 의한 사망하는 경우는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요. 건강한 사람은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면역력이 저하 된 경우, 다른 질병이 있는 경우에 합병증이 생겨서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얘기군요. 그런데 진드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시기가 왔고, 방송 듣는 분들이 많이 불안해 하시니까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대비는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주신 것 같아요.

◆ 서재화> 맞습니다. 이 질병에 걸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야외 활동 할 때는 풀밭에 직접 앉거나 눕지 마시고요. 야외활동을 하기 전에 해충, 곤충 기피제를 몸에 뿌리고 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가 있습니다.

◇ 박재홍> 살충제를 뿌리면 효과가 있다는 말씀이네요.

◆ 서재화> 100%는 아니지만요. 그래도 곤충기피제이기 때문에 곤충들이 싫어하는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기피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 박재홍> 살충제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는 말씀이네요.

◆ 서재화> 그렇습니다.

◇ 박재홍> 말씀 여기까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서재화> 네,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제의 인터뷰 오늘은 국립환경과학원의 서재화 연구관과 함께 야생진드기 문제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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