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제감염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감염병저널'(IJID) 최근호를 보면 이 저널은 사설에서 "3주 동안 한 명의 환자에게서 2차·3차·4차 추정 감염이 빠르게 나타나며 한국은 중동 바깥에서 최대 메르스 발병국이 됐다"며 이처럼 강조했다.
IJID는 이슬람권의 최대 연중행사인 정기 성지순례(하지)가 이달 18일 시작되면서 메르스의 국제 전파 위협이 더 커진다고 우려했다.
182개국 이슬람교도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모이면서 한국 같은 중동 바깥 국가로의 메르스 전파 사태가 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전파된 메르스는 애초 최초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강하게 변이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중국과 한국의 유전자 분석에서는 이런 변이의 증거가 나타나지 않았다.
메르스는 환자 간 직간접 접촉으로 전염돼 한국과 중동에서는 주로 특정 의료기관에서 병이 도는 '병원 감염'(nosocomial transmission) 경향을 보였다. 인플루엔자나 결핵처럼 공기로 전파돼 사회 곳곳을 덮치는 질환보다 전염력이 낮은 것이다.
IJID는 그러나 의료 수준이 낮고 바이러스 조기 검진 역량이 낮은 국가에 메르스가 전파되면 현재의 감염 형태만으로도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평택성모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중심으로 병이 급속하게 퍼져 15일 기준 확진자가 150명에 달하고 이 중 16명이 숨졌다.
이런 이례적 전파 때문에 국제 사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럽의 유명 학술지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는 한국의 메르스 퇴치를 돕고자 이달 12일부터 한 달 동안 한국 인터넷 사용자에 한해 자사의 의학 학술 데이터베이스인 '클리니컬키(ClinicalKey)'를 무료 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