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전 1시 17분께 충남 천안시 직산읍 천안서북소방서 119상황실로 "나이트클럽인데 여자친구가 고열과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20대 남성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환자의 상태가 어떤지, 어디에 사는지를 묻는 말에 "아산충무병원에 갔다왔다"는 답이 돌아오자 119구급대가 서북경찰서 성정지구대, 서북구보건소 직원들과 함께 서북구의 한 나이트클럽으로 긴급 출동했다.
출동 공무원들은 현장에서 전화를 건 남녀를 만나 아산충무병원에 다녀온 일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아산충무병원은 메르스 확진환자가 거쳐간 '경유 병원'으로 지난 11일 외래 진료를 중단했다가 이틀만인 13일 가까스로 병원 문을 다시 열었다.
이들의 말이 사실이라면 메르스 의심환자가 많은 사람이 모이는 나이트클럽을 출입한 것이니 지역에 전염성 질환이 확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었다.
계속된 질문과 조사가 이어지자 이들은 "아산충무병원이 아니라 한 치과에서 신경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은 맥이 풀리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천안서북경찰서 성정지구대 관계자는 15일 "철없는 젊은이들이라 하기엔 정말 어이가 없었다. 방역복을 입고 나이트클럽 밖에서 신고자에게 전화를 했는데 받지않아 해당 병원에도 확인했더니 거짓말이더라" 며 "13일 저녁 당사자들을 소환, 조사해 허위신고 혐의로 즉결 심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한편 즉결에 넘겨진 이들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술을 먹어서 정신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