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가뭄·우박' 강원도 3중고

지난 13일 강원도 춘천 일부 지역에 100원짜리 동전보다 큰 우박이 쏟아져 내렸다.
강원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와 가뭄에 이어 우박 피해까지 '3중고'를 겪고 있다.

춘천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13일 오후 4시 11분부터 33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춘천 일대에 직경 1cm 크기의 우박이 쏟아졌다. 춘천기상대는 "하층에 따뜻한 공기가, 상층에 차가운 공기가 유입돼 대기 불안정으로 산발적으로 우박이 쏟아졌다"고 밝혔다.

기대했던 비 대신 쏟아진 우박에 춘천 동내면, 동면, 사북면 일대 과수농가 90곳, 40여ha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춘천시 동내면 신촌리에서 13년째 과수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 씨는 "10년 넘게 일해왔지만 우박에 의한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과는 90%가량, 복숭아는 50% 가량 멍이 들거나 상처가 나는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13일 쏟아진 우박에 춘천 일부 과수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우박에 상처가 난 사과. (사진=춘천시)
그러나 조사가 오는 17일까지 이뤄져 채소류까지 포함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달 5일부터 14일까지 강원도 강수량은 160.8mm로 평년의 48% 수준이고 저수율도 43.1%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논 70ha에서 벼 이앙이 이뤄지지 못했고 이미 이앙을 마쳤지만 가뭄피해를 겪는 논도 602ha에 이른다. 밭작물 역시 강원도 14개 시군 3,478ha의 가뭄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15일 기준으로 메르스 확진환자 4명에 격리대상자도 173명으로 늘면서 지역경제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국가지정격리병원에서 메르스 확진환자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
관광객이 줄면서 주요 관광지 식당과 숙박업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맞고 있으며 축제들도 축소되거나 취소돼 대목을 기대했던 지역상권도 울상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겨 여름 관광 특수도 실종될 위기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강원도 여름 관광상품을 인근 일본에도 홍보해왔는데 메르스 공포 분위기로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관계당국이 메르스 확산 방지와 함께 불필요한 공포도 차단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서둘러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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