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이해를 위해 꼭 알아야 할 환자 7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메르스 확진자가 150명을 넘어서고 있다. 정부의 무능과 설마설마가 낳은 재앙이다. 확진환자가 눈덩이처럼 늘면서 독자들도 기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메르스 확산 경로 추적은 무척 중요하다. 지역사회 감염을 몰고 올 수 있는 잠재적 요인 때문이다. 특히 슈퍼 감염자의 '동선'을 주목해야 한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를 하고 있지만 번번이 뚫리고 있다.

슈퍼 감염자 동선에 직·간접 접촉을 한 사람들은 스스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나는 자택격리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보건당국으로부터 아무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한탄만 할 때가 아니다. 시민·국민 스스로가 나와 가족, 사회, 국가를 지켜야 할 시점이다. 개인과 우리의 책임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 1번(째) 환자(68·남)

1번 환자는 4월 18일부터 5월 3일 사이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를 방문했다. 5월 4일 카타르를 거쳐 귀국했다. 귀국 후 발열, 기침 등의 증상으로 네군데 병원을 전전했다.

5월 11일부터 메르스 증상이 나타났다. 평택성모병원을 거쳐 5월 20일 삼성 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번 환자는 6월 14일까지 39명의 환자에게 메르스를 전파했다. 첫번째 '슈퍼감염자'가 됐다.

평택성모병원에서 국내 첫 메르스 감염자인 1번 환자가 입원하면서 환자와 의료진 등에게 대거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삼성병원에서 감염을 촉발한 환자 14번도 애초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보건당국은 1번 환자로부터 병이 옮은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14번(째) 환자(35·남)

'슈퍼, 슈퍼 감염자'이다.

5월 30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삼성병원 응급실에 머물렀고, 30일 확정판정을 받으면서 격리됐다. 14일 현재 무려 73명에 환자에게 메르스를 전파했다.

현재 국민의 '우환덩어리'가 된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확산의 주요 인물이다. 14번 환자는 5월 27일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경기도 평택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 남부터미널에 도착했다. 남부터미널에서 삼성병원까지는 구급차로 이동했다.

삼성병원은 14번 환자가 응급실에 머문 것으로 판단하고 폐쇄 조치했다. 하지만 14번 환자는 병원 1층 로비와 화장실, 카페를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휠체어를 타고 활보했다. 삼성병원은 이 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12일 CCTV를 분석해 뒤늦게 알아냈다. 파장은 일파만파였다.

14번 환자의 병원 내 동선은 115번 환자의 감염경로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확인됐다. 115번 환자는 삼성병원 응급실 밖에서 처음으로 감염된 환자다.

14번 환자로 인해 삼성병원 응급실을 찾은 서울은 물론 지방 환자와 문병객, 보호자들이 무더기로 메르스에 감염됐다. 특히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드는 삼성병원은 14번 환자로 인해 '메르스를 전국적으로 퍼트리는 매개 병원'이 되고 말았다.

◇ 35번 환자(38·삼성서울병원 의사)

삼성서울병원 혈액외과 의사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논란을 벌인 인물이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치료중이다.

35번 의사는 6월 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질병관리센터는 6월 4일 확진 환자로 판명됐다며 언론에 공개했다.

35번 의사는 5월 27일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접촉했다. 14번 환자 옆 병상에서 다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40분간 응급실에 머물렀다. 이 환자는 5월 30일 개포동 주공아파트 재건축 총회에 참석했다. 이로 인해 1556명의 총회 참석자에 대해 자택격리조치가 내려졌다. 이들에 대한 자택격리 조치는 14일 0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하지만 박원순 시장이 35번 환자 동선을 밝히면서 비밀에 쌓였던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심각성이 사회에 알려졌다. 삼성병원에서는 5월 27일 응급실에서 체류한 또 한 명의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138번(37) 환자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115번 환자(77·여)

삼성병원 응급실에 들르지 않고도 감염돼 확진 초기 감염경로가 '미스터리'로 지목됐던 인물이다.

문제의 115번 환자는 5월 27일 오후 2시께 무릎 쪽 관절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를 찾았다. 방사선 촬영을 했다. 이 환자는 경남 창원 지역 병원도 3곳을 돌아다녔고 6월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초기 화장실 감염이냐, 의료기기 감염이냐, 공기 중 감염이냐 논란이 많았다. 보건 당국과 삼성병원이 뒤늦게 14번 환자의 CCTV동선을 제시하면서 공기감염 논란은 잦아 들었다.

하지만 삼성병원은 응급실 뿐 아니라 병원 내 일부가 메르스에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임이 드러나는 계기가 됐다.

◇ 119번(째) 환자(35·남)

평택 경찰관이다. 감염경로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환자다. 35번 의사 메르스 환자와 함께 30대 중반의 메르스 환자다. 두 사람 모두 위중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장한 30대와 40대도 메르스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환자는 115번 환자와 함께 감염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케이스다. 5월 31일 평택박애병원에 있었고 6월 10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119번 환자가 평택박애병원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52번(54·여) 환자로 인해 감염됐다고 밝혔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19번 환자는 5월 31일 밤 11시 34분에 평택박애병원을 나갔고, 52번 환자는 17분 뒤인 밤 11시 51분에 들어왔다. 두 사람이 시간적·공간적으로 만날 수 없는 구조다.

◇ 133번 환자(70·남)

민간 구급차 운전자이다. 확진 환자인 76번째 환자(여·75·사망)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6월 12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76번 환자는 지난달 28~29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입원해 있다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3차 감염자다. 133번 환자는 3차 감염자로부터 감염된 첫 4차 감염자인 셈이다.

133번 환자는 지난 5~6일 76번 환자가 강동경희대병원과 건국대병원을 오갈 때 구급차를 운전했다.

◇ 137번 환자(55·남)

삼성서울병원이 병원 부분 폐쇄를 결정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응급실에서 환자를 병실로 옮기는 이송요원이다. 14번 환자가 내원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응급실에 체류했다. 6월 2일 첫 발현 후 10일만인 6월 1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일부터 열이 났지만 10일까지 정상 근무를 했다. 이송한 환자만 76명이다. 이송요원인 137번째 환자에게 직접 노출된 의료진도 52명이나 된다.

중환자에게 메르스 감염을 전파했을 우려가 높다. 서울시는 137번째 환자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한 비정규직 2944명을 전수 조사하고 있다.

보라매 병원 응급실도 14일부터 임시폐쇄 됐다. 137번 환자가 5일 아들의 치료 때문에 보호자로서 보라매병원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