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환자가 지난달 27일 이 병원 응급실에 들러 30일 확진 판정을 지 보름 만이다.
지금까지 당국과 병원측은 당시 응급실 안에서 감염이 이뤄졌을 뿐, 응급실 바깥은 메르스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상당 기간 고수해왔다.
하지만 이 병원의 정형외과에서 외래 진료했던 115번(77·여) 환자의 감염 사실이 지난 11일 공개된 이후 이런 가설은 깨졌다.
게다가 이날 또 한 명의 '외래 감염' 사례인 141번(42) 환자가 등장하면서, 부랴부랴 14번의 동선 추적을 통한 '퍼즐 꿰맞추기'에 들어간 셈이다.
당국에 따르면, 14번 환자가 지난달 27일 응급실을 벗어난 건 두 차례다. 오후 3시 10분부터 5시 20분까지 130분, 이어 오후 6시 5분부터 47분까지 42분가량이다.
당국은 지금까지 "14번 환자가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고 설명해왔지만, 영상에 찍힌 그는 휠체어 없이 링거 주사대에 의지해 걸어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 정은경 현장점검반장은 "첫날은 침대에 누워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가 아니었다는 걸 말씀드린 것으로 이해해달라"며 "둘째날과 셋째날은 거의 침대에 누워 지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영상 속 14번 환자는 당일 오후 3시쯤 응급실 바깥으로 나갔을 때는 복도에 주로 머물러있는 것으로 포착됐다. 또 오후 6시즘엔 외부 복도는 물론, 영상의학과 접수데스크 주변에 머물렀고 남성용 화장실도 두 번 들렀다.
응급실 바깥에 있는 동안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중간중간 벗기도 했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당국은 또 141번 환자와 14번 환자의 접촉 여부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중이다. 141번 환자는 비뇨기과 외래 진료차 방문한 아버지와 함께 지난달 27일 이 병원에 들렀다. 응급실은 본관 1층에 있지만, 비뇨기과 진료실은 별관 5층에 있다.
정 반장은 "141번 환자가 다른 일정은 가족들과 모두 같이 했는데 혼자 흡연을 위해 이동한 경로가 있어 분석 중"이라며 "응급실 주변 지역에서 노출됐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래 진료를 한 115번과 141번 환자의 경우 그동안 당국이 메르스 감염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해온 '밀접 접촉'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14번 환자가 바이러스 노출이 가장 심했던 지난달 27일 외부 복도 등에 수 시간에 걸쳐 머물렀다는걸 감안할 때 '응급실 바깥' 감염자는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