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각) 캐나다 몬트리올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 월드컵’ 조별예선 E조 2차전에서 2-2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브라질과 1차전 패배로 ‘1승 제물’로 유력하게 평가된 코스타리카에 모든 것을 걸었다. 우리 선수들은 경기 시작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코스타리카를 압박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내주고도 곧바로 5분 사이에 2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우리 선수들의 움직임은 급격하게 둔해졌다. 후반 44분에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해 무승부에 그쳤다.
브라질전에 이어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도 ‘윤덕여호’는 활동량이 많은 유영아(인천 현대제철)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를 괴롭히고, 이로 발생한 공간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가 파고들었다. 좌우 날개에 포진한 전가을(현대제철)과 강유미(화천 KSPO)도 활발하게 공격에 나섰다. 권하늘(부산 상무)과 조소현(현대제철)이 버틴 중앙도 단단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파괴력’은 나오지 않았다. 기대가 컸던 공격이 예상만큼 터지지 않으면서 불안했던 수비가 무너졌다. 브라질전은 아쉬웠던 백패스 2개가 고스란히 상대의 골로 연결됐고,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라고 평가했던 코스타리카는 수비 뒷공간을 노린 끝에 2골이나 가져갔다.
윤덕여 감독은 앞서 2경기에서 23명의 선수단 가운데 16명을 활용했다.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7명 가운데 골키퍼가 2명(전민경, 윤영글)이고, 기존 선수의 부상으로 중도 합류한 선수도 2명(박희영, 김혜영)이 있다. 처음부터 대표팀에 합류해 경기에 뛰지 못한 필드 플레이어는 수비수 송수란(대전 스포츠토토)과 김수연(이천대교), 공격수 박은선뿐이다.
사실상 윤덕여 감독의 발언은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2경기에 모두 결장한 박은선의 출장을 예고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 대표팀에서 182cm로 최장신인데다 지소연과 함께 해외리그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양쪽 발목이 온전하지 않은 탓에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만큼 스페인과 경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모두의 노력에도 2%가 부족했던 공격진을 완성할 승부수는 단연 박은선의 투입이다. 부상 위험으로 꼭꼭 숨겨뒀던 박은선을 윤덕여 감독이 스페인전 필승 카드로 꺼낼 것인지 18일 열릴 스페인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