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등판한 김상곤 혁신위… '기대반 우려반'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1차회의에서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위기의 야당을 구할 것인가? 당 안팎의 기대를 받으며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출범했지만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4.29재보선에서 참패를 당하자 그 책임의 꼭지점에 서 있는 문재인 대표는 혁신카드로 출구를 찾았고 위기감에 사로 잡여 술렁이던 당은 이제 갓 시작된 혁신작업을 주시하고 있다.

야당내부에 쌓인 문제점도, 번번이 패하는 선거도, 빈약한 리더십도, 내년 총선전략도, 공천개혁도 모든 문제들이 '혁신위원회'란 이름으로 수렴됐고 시끄럽던 당내부 논란도 잦아들었다.

혁신이란 이름에 걸맞게 혁신위원회에는 당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전권이 부여돼 혁신안을 만들어내는데 모든 자원을 동원할 수 있게 됐고 누구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되게 됐다. 그런 만큼 혁신에 쏠리는 기대도 크다.

새정치연합의 한 의원은 최근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운동권 출신으로 혁신을 이끌어갈 자질과 역량을 갖췄을 뿐아니라 강단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당내의 대체적인 평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상곤 위원장은 기회있을 때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뤄 누구나 들어오고 싶어하는 정당을 만들겠노라고 포부를 밝힌다. 그의 단호하고도 거침없는 언행과 일처리에서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이런 분위기 탓에 현재까지 혁신위원회를 대놓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당내부엔 비판적인 목소리가 없지 않다. 비주류의 모 의원은 11일 CBS기자와 만나 "최인호 부산 사하갑위원장을 위원으로 뽑았으면 DJ계보도 배려를 해야했다"고 말했다.

숫적으로 운동권 출신이나 김근태계가 다수를 점한데 대한 불안감과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이 9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혁신이 시작된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통상 당 쇄신이나 혁신, 비상대책위는 여든 야든 다가오는 선거에 대비해 당의 면모를 일신하려는 의도하에 꾸려졌고 때문에 출범 시점도 선거를 3, 4개월이나 4, 5개월 앞둔 시점에 구성되는게 일반적이었다.

민주통합당이 만들어지기 전 구성된 당쇄신위원회는 19대 총선이 치러지기 4달전 구성됐고 2012년 대통령선거 패배 수습을 위한 비대위는 선거패배 직후 구성됐다. 여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나라당은 19대 총선 대비용으로 총선 직전해인 2011년 연말에 비대위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김상곤 혁신위의 경우 선거가 9개월 남았고 활동기간도 대략 100여일로 정해져 있어 문재인 당대표가 혁신안을 받아들게될 시점은 늦어도 9월이고 이 때는 20대 총선거가 7개월이나 남아 있어 당이 혁신안을 둘러싼 분란에 휩싸이거나 어렵사리 만든 혁신안이 변질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다.

4.29재보선 참패로 위기에 처한 문재인 대표가 서둘러 반전을 모색하다 보니 벌어진 현상이다. 어차피 혁신의 핵심포인트는 '공천개혁'이고 당내반발은 불가피한데 호남의 반문정서와 만나면 최악의 경우 분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호남중진 의원은 "호남지역에 창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현실이고 광주전남의 천정배, 전북의 정동영 변수까지 있어 혁신이 분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예견했다. 여느 비대위나 혁신위보다 어려운 조건이지만 위기감은 더욱 깊어 혁신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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