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을 홈으로 쓰는 롯데는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팀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다. 60경기에서 92개, 평균 1.53개가 터진다. 1위 넥센의 1.57개(61경기 96개)와 큰 차이가 없다. 3위 삼성은 롯데와 같은 60경기에 홈런은 15개나 적은 77개다. 지난해 롯데는 128경기에서 121홈런에 그쳤다.
여전히 의혹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시즌 초 일었던 이른바 '탱탱볼' 논란이다. 상대적으로 반발력이 높은 공을 사용해 장타가 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롯데가 쓰는 공인구는 지난 4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조사 결과 반발 계수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0.4414로 나타나 KBO 기준(0.4134~0.4374)을 0.004 넘었다. 일반적으로 반발 계수가 0.01 높으면 타구의 비거리는 2m 가량 늘어나는데 0.004면 80cm 정도 더 나가는 셈이다.
지난달 22~24일 롯데-LG의 3연전에서는 무려 75점을 쏟아졌다. 홈런만 17개가 사직벌을 수놓았다. 롯데가 41점, 올 시즌 팀 타율과 득점 최하위권인 LG도 34점을 뽑았다. 가장 방망이가 약하다는 케이티도 이번 주중 사직에서 평균 11점을 쓸어담았다. 이번 3연전에도 홈런이 17개나 터졌다.
올해 사직에서는 30경기에서 104개 홈런이 터졌다. 평균 3.46개 꼴이다. 나머지 구장들과 비교해 단연 으뜸이다. 홈런 1위 넥센의 홈인 목동의 3.1개(31경기 96개)보다 많다. 올해 KBO 리그 경기당 홈런은 2.1개(296경기 619개)다.
확실히 사직에서 많이 터진다. 롯데는 올해 홈에서 57개, 평균 1.9개에 이르렀으나 원정에서는 35개, 평균 1.2개에 그쳤다. 물론 홈에서 선수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만큼 차이가 날 수는 있다. 여기에 홈런왕 출신 장종훈 코치의 부임으로 장타력이 크게 증가한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 팀은 상대적으로 편차가 적다. 넥센은 올해 홈에서 31경기 50홈런, 평균 1.6개를 날렸고 원정에선 30경기 46개, 평균 1.53개였다. 케이티는 사직에서 5경기 13홈런이나 날렸다. 물론 왼손 타자 최초 사직 장외 홈런을 날린 새 외국인 댄 블랙의 영향이 크지만 하준호 등 다른 선수들도 홈런이 많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직에서 쓰이는 공인구에 대한 불만이 있다. 모 감독은 "KBO 검사에서는 아마 기준에 부합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공인구에 대한 관리가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망이에 맞아나갈 때 홈런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는데 아닌 것도 넘어가는데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KBO 기준에 맞는 공을 쓰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제작업체 역시 기준 초과 공에 대한 고의성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기준에 부합하는 공을 제공한다는 주장을 확인한 바 있다.
또 KBO는 12일 공인구에 대한 2차 수시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용품 시험소에 의뢰해 실시된 검사 결과 빅라인스포츠, 스카이라인, 아이엘비, 에이치앤디 등 4개 업체 모두 반발계수와 크기, 무게 등 제조 기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뜨거운 사직구장의 장타쇼와 함께 롯데의 괄목상대할 만한 장타력. 실력 향상이냐, 외적인 부분이냐에 대한 논란은 시즌 내내 뜨거운 화두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