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2015시즌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NBA 파이널 4차전을 하루 앞둔 11일(한국시간) 연습을 마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가드 매튜 델라베도바(호주)에게 한 기자가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의 대답은 걸작이었다.
"글쎄요. 제가 저를 상대해 본 적이 없어서…"
델라베도바가 상대로 하여금 '짜증'을 유발케 하는 선수인가? 골든스테이트의 간판 스타 스테판 커리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변이 돌아올지 궁금하다.
커리는 골든스테이트가 91-96으로 패한 원정 3차전에서 27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델라베도바가 자신을 막았을 때는 야투 9개를 던져 3개를 성공시키는 데 그쳤다.
커리가 성공시킨 나머지 7개의 야투는 클리블랜드의 빅맨 트리스탄 톰슨이 수비 스위치로 인해 자신을 막았을 때 성공시켰다. 톰슨이 앞에 있었을 때 커리는 야투 9개를 던져 7개를 성공시켰다.
델라베도바는 1차전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른 주전 올스타 가드 카이리 어빙을 대신해 2차전부터 선발 출전했다. 클리블랜드는 첫 경기를 내줬지만 델라베도바의 분발에 힘입어 2,3차전을 싹쓸이했다.
특히 수비에서 진가가 발휘됐다. 커리는 2,3차전을 통틀어 델라베도바가 자신을 막았을 때 야투 성공률 25%(20개 시도, 5개 성공)에 그쳤고 무려 6개의 실책을 범했다. 반면, 델라베도바가 아닌 다른 선수가 자신을 막았을 때는 야투 성공률 50%(16개 시도, 9개 성공)을 기록했다.
커리 입장에서 델라베도바는 분명 '짜증'나는 선수일 것이다.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한 2년차 무명의 가드가 2014-2015시즌 MVP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커리는 "그는 NBA에서 뛰는 선수다. 그가 NBA에서 뛰는 데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치업은 중요하지 않다. 더 나은 플레이를 펼쳐야 하고 보다 꾸준히 활약해 팀 승리에 도움이 돼야 한다. 내가 신경쓰는 유일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델라베도바의 활약은 올해 NBA 결승전에서 가장 놀라운 대목이다. 그러나 그의 활약을 보고 놀라지 않는 선수도 있다. 바로 팀 동료 어빙이다.
어빙은 "나는 남들만큼 놀라지는 않았다"며 "그를 처음 본 것은 서머리그에서였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 맞붙었을 때부터 그를 존중하게 됐다. 그는 늘 열심히 싸웠다"고 말했다.
르브론 제임스도 델라베도바의 광팬이 됐다.
제임스는 "델리(그의 애칭)는 럭비 선수 출신이다. 럭비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얼마나 거친 운동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라며 "그는 항상 몸을 날린다. 3차전에서 한 6번은 몸을 날린 것 같다. NBA 파이널 신기록일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