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남양주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10시께 119에 한 통의 신고 전화가 접수됐다.
"목매달아 죽겠다"는 짧은 여성의 목소리,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즉시 신고 내용이 경찰에 전파 됐다. 하지만 단서는 휴대전화 번호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소방에 협조를 구해 전화번호를 통한 신원 조회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도 30분 정도 걸린다. 신고자가 언제 숨을 끊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30분을 기다릴 수는 없었다.
이때 남양주 수동파출소 김태헌 순경은 평소 사용하던 휴대전화 메신저 카카오톡이 생각났다.
김 순경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신고자의 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친구 목록에서 '숨기기'를 한 다음 전화번호를 지웠다. 이렇게 하면 '숨김 친구 목록'에 전화번호 주인 본인이 저장한 이름이 나온다.
곧 이름이 나왔다. 이름을 토대로 검색해 신고자의 주소도 알아낼 수 있었다.
즉시 출동한 경찰은 신고자의 딸을 만났다. 딸은 다급하게 "엄마가 지하실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나오지 않는다"며 호소했다.
경찰은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가 목을 매고 숨을 끊으려던 A모(41·여)씨를 무사히 구조했다.
김 순경은 "나이가 젊어 평소 카카오톡 등 SNS 기능을 잘 안게 도움이 된 것 같다"며 겸연쩍어했다.